일본 한 도로에 야생곰이 출몰해 차량을 습격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29일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한 영상에 따르면, 전날 홋카이도 네무로시에선 산나물 채취를 위해 임도(林道)를 주행하던 트럭 앞에 불곰 한 마리가 갑자기 나타나 부딪혔다. 영상 속 운전자는 짧은 비명과 함께 곰을 피하려 했지만 빠른 속도로 돌진한 곰에 의해 차 앞유리에 금이 가고 와이퍼가 떨어졌다. 이내 운전자는 속도를 높여 그대로 주행했고 곰은 차 뒤편으로 사라졌다. 이후 운전자 신고로 지역 경찰이 출동했으나 곰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현지 네티즌은 “(탑승자가)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 “대처할 틈도 없겠다” “이제 산에 가려면 곰에 습격당해도 어쩔 수 없단 각오를 해야 할 정도”라는 등 반응을 보였다.
일본에서 야생곰 습격으로 발생하는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곰 출몰로 역대 가장 많은 219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이중 6명은 사망했다. 곰들의 주식인 도토리 등 열매가 이상기후로 흉작을 맞자 굶주린 곰들이 먹이를 구하려 민가 인근에까지 진입한 탓이었다. 이후 사태는 곰들의 동면 시기에 접어들면서 잠잠해지나 싶었지만, 최근 날씨가 풀리며 겨울잠에서 깬 이들이 더욱 포악해진 모습으로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8일 이와테현 기타카미시에선 주택가 인근 숲에서 산나물을 채취하던 남성이 갑자기 출몰한 곰에 안면을 긁혀 중상을 입었다. 홋카이도 나요로시에서도 번화가 인근 숲에서 몸길이가 1m를 넘는 곰 두 마리가 포착됐다고 한다. 니혼테레비는 “곰의 동면은 통상 5월 초까지 지속되나 올해는 난동(暖冬·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영향으로 1~2주씩 빨리 깨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림 전문가 다나카 아츠오씨는 “곰은 다른 야생동물보다 잠이 얕아 동면 중에도 영양 부족 등 내·외부 요인에 의해 쉽게 깨어난다”며 “1915년 홋카이도에선 일찍이 잠에 들었어야 할 12월 야생곰이 출몰해 8명을 죽게 한 바 있다”고 했다. 니혼테레비도 “공복 상태로 깨어난 곰은 먹이에 대한 집착이 심해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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