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낳은 세계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83) 감독이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작품 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그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57)가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애니메이션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는 고로는 11일 일본 매체 데일리산초 인터뷰에서 ‘미야자키 감독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은퇴 의사를 밝혔다’는 질문에 “그 사람(아버지)에게 은퇴할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신에게 통산 두 번째 아카데미상 트로피를 안겨준 지난해 개봉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끝으로 현역에서 완전히 은퇴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그가 고령이라는 점, 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가 일본 민영방송 니혼테레비에 경영권을 넘긴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번만큼은 그가 퇴장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과거 수차례 은퇴를 발표했다가 철회한 전적이 있다. 1997년 ‘모노노케 히메’와 2001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전작 개봉 때 은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했다. 2013년에도 ‘바람이 분다’를 마지막으로 그만두겠다고 밝혔지만 2017년 “하고 싶은 말이 남았다”며 신작 제작 소식을 알렸다. 당시 스튜디오 지브리는 미야자키의 복귀를 밝히며 “이번이 정말 끝”이라고 전한 바 있는데, 미야자키 감독이 재차 은퇴를 번복하고 신작을 발표할 것이란 가능성을 아들이 직접 밝힌 것이다.
고로는 “(아버지는) ‘앞으로는 새로운 세대에게 맡기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실제 그럴 생각은 전혀 없다. 80세가 넘은 지금까지도 영화를 만들려 하고, (미야자키 감독과 1985년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한)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도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라며 동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 (은퇴 번복을 거듭하는) 아버지를 두고 ‘이러다 내가 먼저 은퇴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아무래도 진짜 그렇게 될 것 같다”고도 했다.
그의 은퇴가 이번에도 번복될 가능성이 커지자 일본에서는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현지 네티즌들은 “미야자키는 일본의 보물이다. 앞으로도 작품을 통한 국위 선양을 기대한다” “슬슬 다음 작품을 머릿속에 구상 중이지 않을까란 생각에 설렌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날 고로의 인터뷰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주제로 일본 아이치현에 조성돼 최근 전면 개방한 놀이공원 ‘지브리 파크’와 관련해 진행됐다. 고로가 직접 설계한 지브리 파크는 3월 16일 미야자키 감독의 전작인 ‘마녀 배달부 키키(1989)’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을 모티브로 한 ‘마녀의 골짜기’ 시설이 문을 열면서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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