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와 관련, “한국 정부와 성실하고 정중히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니가타현 사도시의 사도광산은 17세기 세계 최대 규모 금을 생산했던 광산이다. 일제강점기 때는 1000명이 넘는 조선인이 구리·철·아연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기 위한 강제 노역을 했던 곳이다. 일본은 강제 노역 논란을 피하기 위해 강제 노역이 이뤄진 20세기를 등재 대상에서 빼고 ‘16~19세기 중반’으로 제한해 신청을 했으며, 한국 정부는 등재에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7일 기자회견에서 “사도광산의 세계 유산 등재 실현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하야시 관방장관은 “사도광산을 2차 세계대전 중 강제노동의 현장이라고 주장하는 한국 정부와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다만, 하야시 관방장관의 발언이 단순히 ‘반대 입장인 한국과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명분 쌓기 인지, 실제로 한국의 입장인 ‘강제 노역과 관련한 부분을 포함할지’를 협의한다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하야시 장관은 “정부는 이코모스 권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며 “사도광산에 대해 세계유산등재를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등재에 몇 가지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또 “현지 지방정부와 협력해 올해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 등재하기 위해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가라는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사도광산 등재와 관련 ‘보류’(referral) 결정을 내렸다. ICOMOS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 대상에 대해 서류 검토와 현장 실사 등을 거쳐 등재 권고(inscription)·보류(referral)·반려(deferral)·등재 불가(non-inscription) 등 네 권고안 중 하나를 결정한다. 이코모스의 ‘보류’는 미비한 부분에 대해 추가 자료 제출 등 설명을 요구하는 것이다. 자료를 보완하면 그해 또는 다음 연도에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다.
일본 언론은 ‘referral’에 대해 ‘보류’가 아닌, ‘정보 조회’라고 보도하고 있다. 이코모스는 권고에서 “광업 채굴이 이뤄졌던 모든 시기 동안의 전체 역사를 현장 레벨에서 포괄적으로 다루도록 설명과 전시 전략을 정해 시설과 설비 등을 갖추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