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언론 매체들은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의 이야기를 주로 정치나 경제, 굵직한 사회 이슈에 한해 전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일본에서 교환 유학을 하고, 일본 음식을 좋아하고,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는 기자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지금 일본에서 진짜 ‘핫’한 이야기를 전달해드립니다.

‘방구석 도쿄통신’,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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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인 싱어송라이터 토미오카 아이는 최근 국내 'J팝 열풍'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해 9월 발매한 자작곡 '굿 바이바이'는 한국 시장에 대한 아무런 마케팅 없이, 순전히 '알고리즘'을 타고 한국 J팝 리스너들의 귀에 들어갔다. 오는 9월 첫 내한 단독 공연을 앞둔 토미오카를 지난 8일 서울 중구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박상훈 기자

한국 J팝 리스너들에게 올해는 ‘선물’ 같은 해입니다. 지난해 12월 일본 간판 2인조 혼성 그룹 요아소비가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첫 단독 내한(來韓) 공연을 한 이후로, 내로라하는 J팝 가수들의 내한 콘서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성 싱어송라이터 리사(37)부터 애니메이션 ‘주술회전’ 엔딩 주제가를 부른 밴드 히츠지분가쿠(羊文学·양문학), 교복을 입고 활동하는 독특한 컨셉으로 유명한 4인조 걸그룹 아타라시갓코노리다즈(새로운 학교의 리더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을 담당하는 밴드 래드윔프스 등이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올 상반기(1~6월)에만 주요 J팝 가수 최소 열네 팀이 내한 공연을 했고, 길거리 버스킹까지 합치면 수십 팀이 다녀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입니다. 대부분 첫 한국 공연이었던 데다 몇천 석에 달하는 티켓은 판매 개시 수 분 만에 매진됐습니다.

오는 11월 내한 공연을 갖는 일본 아이돌 걸그룹 AKB48. /akb48.co.jp

J팝 가수들의 ‘내한 러쉬’는 하반기에 기세를 더욱 올릴 전망입니다. 여성 인디 록밴드 시샤모부터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마라시 등이 한국행(行) 티켓을 끊었습니다. 국내 공연 기획사 ‘리벳’은 오는 11월 8~10일 J팝 가수 수십 팀을 한데 초청한 페스티벌 ‘원더리벳’을 개최합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J팝 내한 콘서트’라고 합니다. 지난 1일 공개된 1차 라인업엔 야마·크리피넛츠·AKB48 등 이름만 들어도 J팝 리스너들을 두근거리게 하는 유명 가수들이 포함됐습니다. 지난달 30일 라인업 공개도 없이 판매 시작한 ‘블라인드 티켓’은 5분 만에 동났습니다.

한국은 ‘J팝의 금역(禁域)’이란 말을 들어왔습니다. J팝 가수들의 공연은커녕 지상파 방송이나 라디오에서 이들의 음악을 듣는 것조차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죠. 2004년 정부가 일본 문화 전면 개방 조치를 단행했지만 해묵은 역사 갈등과 정치권이 조성하는 반일(反日) 감정 문제로 ‘보이지 않는 벽’이 세워진 탓입니다. K팝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은 2021년 일본 유명 록밴드 백넘버와 합작곡을 발표했지만 국내 팬들조차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간판 아이돌 보이그룹 BTS(방탄소년단)와 일본 유명 록밴드 백넘버의 단체 사진. 이들은 2021년 합작곡 'Film out'을 발매했다. /bts613-bighit.com

이에 디지털 음원이나 유튜브에 올라오는 라이브 녹화 영상을 보며 팬심을 달래야 했던 국내 J팝 리스너들은 “올해는 달라도 뭔가 다르다”는 반응입니다. 일본 음악을 듣는 사람은 2~3년 전만 해도 ‘오타쿠’라 놀림당하곤 했지만, 이젠 서울 길거리 어디를 나가도 J팝 노래가 울려 퍼지는 일이 드물지 않아졌습니다.

2022년 데뷔한 여성 싱어송라이터 토미오카 아이(22)는 본국보다 한국에서 먼저 유명세를 타고 내한 활동에 주력 중인 이례적인 케이스입니다. 지난해 9월 발매한 자작곡 ‘굿 바이바이(Good bye-bye)’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국내 J팝 리스너들의 ‘알고리즘’을 타더나, 무서운 속도로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일본 신인 싱어송라이터 토미오카 아이가 지난해 9월 자작곡 '굿 바이바이(Good bye-bye)'를 발매하며 소셜미디어에 올린 라이브 영상. 이 영상이 국내 J팝 리스너들 사이 퍼지면서 그에게 '파란나시 언니'란 별명이 붙었다. /인스타그램

그의 노래에 매료된 한국 팬들은 라이브 영상 속 복장을 따 ‘파란나시 언니’라는 별명까지 붙였습니다. 작년 12월 서울 강남에서 열린 깜짝 길거리 버스킹 공연엔 300여 명의 팬이 달려왔고요. 올 9월 21~22일엔 서울 마포구에서 첫 단독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당초 21일 하루 공연 일정이었는데, 500석 티켓이 빠르게 매진돼 다음날까지로 연장했습니다.

방구석 도쿄통신은 지난 8일, 내달 열리는 콘서트 준비차 서울을 찾은 토미오카를 직접 만났습니다. 토미오카는 “당초 한국에서의 활동을 기대하지 않았고 관련 마케팅을 한 적도 없다”며 “갑자기 한국 팬들의 관심이 쏠려 나도 놀랐다. 한국팬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내게 먼저 와줬다. 앞으로 더 많은 내한 공연 등으로 내가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에서 만난 일본 신인 싱어송라이터 토미오카 아이. /박상훈 기자

지난해 ‘굿 바이바이’가 히트한 이후 토미오카는 거의 매달 한국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는 ‘MBTI(성격 유형 검사)’라는데요. 토미오카의 MBTI는 ‘INFJ’라고 합니다. ‘통찰력 있는 선지자-예언자형’입니다.

2002년 10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토미오카는 네 살 때 어머니의 손을 잡고 호주로 이민해 열다섯 살 때까지 살았습니다. 영어를 배우러 타지에서 자란 그가 가수가 돼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디즈니 보며 키운 꿈, 스위프트 보고 결심

-노래를 어떻게 시작했나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길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집에서 디즈니 채널 프로그램을 자주 봤거든요. 그중에 ‘한나 몬타나’란 뮤지컬 시트콤에 푹 빠졌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봤어요.”

-언제 노래에 소질이 있단 걸 알았는지

“초등학교 6학년 때로 기억해요. 호주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던 일본인 친구 생일 파티에 갔는데, 우연히 노래할 기회가 주어졌어요. 평범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는데, 친구 어머니가 듣고 눈물을 흘리셨어요. 노래로 사람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어린 나이에나마 처음 알았죠. 무척 기뻤고, 제가 ‘노래를 꽤 잘하는구나’라고 처음 느꼈어요.”

-본격적으로 꿈을 키운 계기가 있다면

“노래하는 건 아까 말했듯 초등학생 때부터 좋아했는데요. 중학교 2학년 시절 유튜브에서 테일러 스위프트가 ‘레드’ 앨범 발매를 기념으로 월드투어를 다니던 영상이 올라와 우연히 보게 됐어요. 그때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스위프트의) 모습을 보고 매료돼서, 저도 기타를 배우게 됐습니다.”

-스위프트의 어느 점을 동경했나

“스위프트 노래만의 리듬감, 가사 속 세계관, 목소리 톤 등 모든 점에 빠졌어요. 당시 그의 노래로부터 상당한 영감을 느꼈기에, 지금 제가 만드는 노래들도 어딘가 모르게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도쿄 시부야에서 거리 공연을 하고 있는 토미오카 아이. 그는 버스킹이 자신의 음악 활동의 원점(原點)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첫 자작곡 영감은 ‘친구의 고백’에서

-기타는 어떻게 배웠나

“혼자 배웠어요. 유튜브에 올라온 기타 강의 영상들을 보면서 익혔죠.”

-다른 할 줄 아는 악기는

“피아노라면 코드 정도는 칠 수 있어요. 음악 활동은 주로 기타로 해요.”

-작곡도 독학한 건가

“맞아요. 처음엔 (작곡이) 너무 어려워서 커버(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것) 활동만 했어요. 그러다 고등학생 때, 일본에 돌아왔는데 문득 영감이 떠오른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노래를 썼고, 이는 (훗날 가수가 되는) 전환점이 됐죠.”

-첫 작곡한 노래를 소개하자면

“고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기타를 연주할 순 있어도 작곡엔 전혀 손을 못 대는 상태였죠. 그때 저와 같은 반이었던 남학생 친구가 좋아하는 여자 동급생한테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공개 고백을 했어요. 댄스파티에서였어요. 그 친구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차였습니다.”

“전 당시 그 친구를 무척이나 응원하는 입장이었어요. 그래서 거절당한 것에 대한 책임감 같은 게 들었는데, 이런 감정을 친구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다가 노래로 만들게 됐어요. 제목은 ‘레드카펫’이었고요. 발매는 안 했어요. 언젠간 발매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친구에게 노래를 들려줬는지

“아뇨, 그 친구는 제가 본인 이야기를 토대로 노래를 쓴 줄 몰라요. 얘기를 안 했죠. 친구랑은 최근까지도 연락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토미오카는 고교 졸업 직후인 2021년 6월 일본 가수 발굴 오디션에서 우승해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아홉 곡을 공식 발매했습니다. 대부분 작사·작곡을 도맡았습니다.

'베텔기우스' '레오' 등 곡들로 유명한 일본 남성 솔로 가수 유우리. /유튜브

-공식 발매 첫 곡은 뭐였나

“19살 때, 일본 유명 남자 가수인 유우리(優里·30)가 주최한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한 뒤 그에게서 ‘라푼젤’이란 곡을 선물 받았어요. 솔직히 당시엔 아주 네임밸류가 높은 유우리씨로부터 곡을 받아 발매한 것이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았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반응이 많진 않았어요. 미끄러진 듯한 느낌이 들었죠. 그 부담 탓에 이후로 1년 동안 노래를 만들지 못했어요. 그러다 스무 살이 되고, 1년 동안 곡 작업을 쉬었다는 것에 부담을 가지고 있던 찰나 만들게 된 곡이 ‘굿 바이바이’였어요. 그만큼 애착이 큰 곡이기도 해요.

-대표곡 ‘굿 바이바이’를 좀 더 소개하자면

“(첫 발매 곡이었던) 라푼젤을 부른 뒤로는 ‘J팝은 이런 노래’란 방정식은 모두 잊고, 나만의 스타일로 곡을 쓰고 싶었어요. 라푼젤은 행복하고 밝은 연애에 관한 이야기거든요. 이번엔 좀 더 현실적인 가사를 쓰고 싶었어요. 그렇게 나온 곡입니다.”

-작곡의 영감은 어디서?

“‘단어’로부터 영감을 받는 일이 많아요. 한번은 ‘사랑하는 행성(恋する惑星)’이란 영화 제목을 보고 무언갈 느껴서, ‘사랑하는 행성, 당신’이란 노래를 썼죠.”

영화 ‘사랑하는 행성’은 홍콩 왕가위 감독의 1994년 작으로 한국에선 ‘중경삼림’이란 제목으로 개봉했습니다. 토미오카의 자작곡 ‘사랑하는 행성, 당신(恋する惑星「アナタ」)’은 밸런타인데이였던 올 2월 14일 발매됐습니다.

-가사는 개인 경험을 토대로 쓰나

“맞아요. 제 경험이 70~80% 정도 차지하고요. 그리고 엄마한테 들은, 엄마의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기도 하고요. 친구의 이야기를 참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당 부분은 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요.”

-본인은 어떤 장르의 가수인가

“어려운 질문이네요, 음… 주변에선 주로 시티팝이나 알앤비 가수 같다는 이야길 듣는데요. 사실 장르에 묶여서 곡을 쓴 적은 없어요. 기본적으론 팝과 록, 그 사이에 있는 것 같아요. 경계를 모호하게 넘나드는 거죠.”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기회가 된다면 알앤비에 정식으로 도전해보고 싶어요. 기타를 연주하는 알앤비 가수는 잘 없잖아요.”

서울에서 거리 공연을 하고 있는 토미오카 아이. /유튜브

◇한국 진출 계획 없었다… 뜰 줄 전혀 몰랐어

-한 달 뒤 내한 공연을 앞둔 기분은

“한국에서 버스킹 공연은 두어번 했는데요. 유료로 티켓을 팔아서 라이브 공연을 하는 건 처음이다 보니 무척 떨립니다. 떨리면서도, 한국 팬들을 공연장에서 만날 생각에 설레고 기뻐요. 21일 티켓이 오픈과 거의 동시에 매진된 것도 감사해요. 하루라도 더 팬들을 만나고 싶어 다음날(22일)까지로 공연을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공연을 하고 싶은지

“버스킹 공연은 몇 번 했으니까, 거리에선 보여줄 수 없는 공연을 하고 싶어요. 밴드 연주에 맞춰 노래하는 모습을 부각시키고 싶고요. K팝 노래 커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초대 가수도 있어요. 우리 쪽에서 먼저 부탁했는데, 흔쾌히 승낙해주셨어요. 가수 지올팍이 21·22일, 스키니 브라운이 21일 공연에서 무대에 오를 예정입니다.”

-한국 진출을 첫 결심한 이유는 뭐였나

“작년 9월 ‘굿 바이바이’를 발매했을 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라이브 영상을 올렸는데, 갑자기 일본어가 아닌 언어로 많은 댓글이 달렸어요. DM(메시지)도 엄청 왔고요. 그게 다 한국어였어요.”

“저와 (소속사) 팀원들은 순전히 J팝 노래를 발매한단 생각이었는데, 너무 예상 밖이었죠. 모두가 놀랐어요. 왜 갑자기 한국인들이 내 노래를 들을까 의아하기도 했고요. 한국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이나 전략 이런 건 일절 쓰지 않았거든요.”

“오는 21일엔 한국 팬들이 사랑해준 ‘굿 바이바이’를 오리지널 일본어와 영어, 한국어로 각각 불러 EP(음반)로 발매해요. 내달 공연에서 한국어 버전의 첫 번째 라이브를 선보이려고 합니다.”

-한국어도 배우고 있다고

“지금까지 (한국) 거리 공연에선 팬들에게 거의 영어로만 말했는데요. 한국 팬들이 제 말을 이해하고 있다고 느끼긴 했는데, 좀 더 간격을 줄이고 싶었어요. ‘굿 바이바이’는 한국어 노래가 아닌데, 한국 팬들이 먼저 다가와줬잖아요. 반대로 저도 한국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요. 그래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됐죠. 지금은 ‘안녕하세요’ 같은 인사랑, 오늘이랑 내일 일정 정도 말할 수 있는 상태에요.”

-라이브 영상에 한국어 자막도 달렸던데

“회사(소속사)에서 달아주고 있어요. 영어랑 일본어는 제가 달고요.”

첫 정식 발매곡 '라푼젤'을 부르고 있는 토미오카 아이. /유튜브

◇'최애’ 아이유, 콜라보는 엔하이픈과 하고 싶어

-가장 좋아하는 K팝 가수는

“맨 처음 알게 된 가수는 카라였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였는데, 지금까지도 ‘매우 귀여웠다’는 기억이 있어요. 최근 케이팝 가수 중엔 아이유가 가장 좋아요. 목소리도 예쁘고, 저처럼 혼자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다보니까 더 관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알고 지내는 가수도 있나

“내달 공연에 와주기로 한 지올팍, 스키니브라운과 연락하며 지내고요. 가수 경서랑도 유튜브 촬영을 계기로 알게 됐어요. 어제 같이 삼겹살도 먹었어요. 제 한국어가 아직 서툴지만, 파파고(번역기)로 어떻게든 번역해가며 대화했어요.”

-앞으로 합작하거나 친해지고 싶은 가수는

“K팝 아이돌 엔하이픈이요. 최근 엔하이픈 멤버 선우씨가 제 노래(굿 바이바이)를 불러줬거든요. 고맙기도 하고, 이를 계기로 같이 콜라보(협업)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토미오카 아이는 지난 3월 한국 여성 솔로 가수 경서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유튜브

◇韓 인기 실감… 거리서 알아본 팬도

-한국에서 인기 실감하나

“아무래도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한국 팬들이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주고 DM을 보내니깐요. 그때마다 인기를 실감하죠. 최근 서울에선 먼저 알아봐 주는 팬들도 있어요. 주로 저보다 어린 여성 팬들이더라고요.”

-강남에서 버스킹도 했는데

“일본에서 주로 버스킹 공연 활동을 해요. ‘굿 바이바이’가 뜨고 나서, 한국에서도 버스킹을 해보고 싶었어요. 11월 11일로 날짜를 잡고 소셜미디어에 공지했는데 제가 장소를 착각해서 홍대라고 잘못 올렸어요. 공연을 사흘 앞두고야 고쳤어요. 그래서 사실 ‘아무도 안 오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요. 300명의 팬이 와줬어요. 그날이 빼빼로데이였다보니 팬들로부터 빼빼로 과자도 엄청 받았어요. 같이 온 스태프들에게 나눠주고도 제 여행 가방을 가득 채웠죠.”

-팬클럽도 개설했다고

“한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 팬들과 더 가깝게 소통하고 싶어서, 팬클럽을 열기로 했어요. 올 2월에 열었죠. 팬클럽에 가입한 분들이랑은 사적으로도 소통해요. 제가 먼저 아침에 ‘좋은 아침’이라고 인사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고요.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지 않은 사진이나, 브이로그(일상) 영상을 올리기도 해요.”

오는 9월 21~22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리는 토미오카 아이의 첫 단독 내한 공연 포스터

◇K팝 특징은 ‘빨리빨리’, 피처링부터 공연 섭외 다 빨라

-올해 많은 J팝 가수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최근 한국인들이 J팝을 많이 좋아해 주는 덕이죠. 개인적으론 한국에 없는, J팝만의 조금은 ‘낡은 감성’이 인기를 끈 것 같아요.”

-양국 가수 활동 환경은 어떻게 다른가

“가장 큰 차이는 ‘속도’에요. 한국은 피처링이나 공연 섭외 등을 위한 연락들이 정말 순식간에 이뤄져요. ‘빨리빨리’ 문화라고 하잖아요. 반면 일본에선 같은 일을 하려면 담당자 확인을 몇 번이나 거쳐야 해요. J팝 가수들은 보통 1년 계획을 짜고 활동하거든요. 계획 도중 연락이 오고 가려면 절차가 좀 복잡하죠. 전 성격이 좀 급한 편이라 한국 문화가 더 잘 맞아요. 오히려 너무 빨라서 제가 따라가기 벅찰 때도 있어요.”

-양국 팬들의 차이는

“거리 공연을 하면 일본 팬들은 목소리를 좀처럼 내지 않아요. 곡이 끝나면 박수를 쳐주는 정도죠. 사실 그러면 노래하는 입장에서 실수할까 긴장이 많이 되거든요. 근데 한국 팬들은 라이브 도중에도 응원의 목소리를 계속 내주고, 노래를 따라불러 주기도 해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응원해준단 느낌이에요. 팬들의 열정에 제 긴장도 자연스레 풀리더라고요.”

-’파란나시 언니’ 별명은 맘에 드나

“재밌었어요. 기억하기도 쉽고요. 한국 팬들은 너무 기발하지 않아요?”

-앞으로 활동 계획은

“우선 21일 ‘굿 바이바이’ 일본어·영어·한국어 버전 EP를 발매하고, 9월에 첫 공연을 해요. 라이브 공연은 저 자신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소중한 기회잖아요. 팬들과 만나 다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앞으로 많은 라이브 공연을 경험하고 싶어서 앞으로도 많이 기획해보려고 해요. 신곡 발매는 12월쯤으로 계획 중이긴 한데 아직 구체화된 건 없어요.”

-한국 팬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여러분 덕분에 일본 밖에서도 제 음악이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것 같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한 분 한 분의 덕분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더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곡 작업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차세대 J팝을 이끌 신인 싱어송라이터이자, 한국에서의 적극적인 활동을 약속한 토미오카 아이의 앞날을 기대해보시죠.

'도쿄 타워'가 보이는 일본의 수도 도쿄의 전경. /조선일보DB

8월 14일 51번째 방구석 도쿄통신은 국내에 불고 있는 J팝 가수들의 ‘내한 러쉬’, 그중에서 오는 9월 첫 국내 단독 공연을 앞둔 신인 토미오카 아이의 이야길 전해드렸습니다. 다음 주에도 일본에서 가장 핫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49~50편 링크는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기시다파 자진 해산 앞두고, 총리는 ‘고뇌의 병나발’ 불었다 ☞ chosun.com/international/japan/2024/07/31/K2VQZXMP5JHTHB4BWE22SDMKD4/

“고시엔 가고싶어” 별이 된 유망주의 꿈, 옛 동료들이 이뤄줬다 ☞ chosun.com/international/japan/2024/08/07/HHDWFQXP4BBA7PPQQYHXTO2U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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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주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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