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발령됐던 ‘거대 지진 주의보’가 한 주 만에 해제됐다. 일본 기상청은 15일 오후 5시를 기해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해제했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 8일 규슈의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하자, ‘앞으로 7일 내 거대 지진의 발생 가능성이 평상시보다 여러 배 커졌다’는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 지진이 약 100~150년 간격으로 난카이 해저 협곡(해곡)에서 발생해 재앙적 피해를 가져왔던 ‘난카이(南海) 대지진’의 전조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중앙아시아 순방을 출국 직전 전격 취소할 정도로 일본 정부는 긴장했다.
마쓰무라 요시후미 방재대신은 “(난카이 해곡 주변에) 지진 활동과 관련한 특별한 변화가 관측되지 않아, 주의를 해제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매일 난카이 해곡 주변의 암반 변화를 파악하고 있다”며 “주변에서는 8~14일까지 진도 1~3의 여진이 23차례 관측됐다”고 밝혔다. 8일과 9일에 각각 8회, 11회였지만, 10·11일에는 2회, 12일에는 1회로 줄었고 13~14일에는 한 건도 없었다. 진도는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으로,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난카이 해곡은 일본 중부의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남부 규슈 앞바다까지 약 800㎞에 펼쳐져 있다. 일본 기상 당국은 향후 30년 이내에 규모 8~9의 새로운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70~80% 정도라고 예측해왔다. 규모 9.1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최고 34m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사망·실종자는 23만명에 달해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인명 피해의 10배가 넘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활동이 점차 약해지곤 있지만, 진도 1 미만의 작은 지진은 여전히 관측되고 있으며, 평소와 비교하면 지진 활동은 활발한 상황”이라며 “주의 기간이 끝났다고 후발 지진의 가능성이 제로가 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주의는 해제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며 “1944년 난카이 지진(규모 8.2) 이후 약 2년이 지난 뒤 진앙 근처에서 규모 8.4의 지진이 발생했던 것과 같이 수개월~수년 후 후발 지진이 일어난 사례도 적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