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 야구 선수들이 17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3차전에서 4-0으로 승리해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며 달려가고 있다./교도 연합뉴스

재일 한국계 학교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3년만에 8강에 진출했다.

17일 일본 NHK 등에 따르면, 교토국제고는 이날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3차전에서 후쿠오카현 대표 니시닛폰단기대학부속고를 상대로 4대0 승리했다. 교토국제고는 이날 2회 초에 2점을 선취 득점했다. 이어 5회 초와 9회 초에 각각 1점씩 추가했다.

승리를 견인한 건 좌완 에이스 나카사키 루이다. 그는 이날 143구를 던져 9회까지 삼진을 14개 뽑아내며 완봉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신조 츠요시(52) 감독이 모교인 니시닛폰단기대학부속고를 응원하러 오며 관중석이 술렁이기도 했다. 나카사키 루이는 “응원석을 보니 신조 감독이 있었다. 원정 경기라고 생각하면서 크게 신경쓰지 않고 투구했다”고 말했다.

교토국제고가 승리한 뒤 선수들은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며 한국어 가사로 된 교가를 불렀다. 이 장면은 일본 최대 공영방송인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중계됐다.

앞서 교토국제고는 1차전에서 7대3, 2차전에서 4대0으로 각각 승리했다.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 투수 나카사키 루이가 17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3차전에서 삼진을 뽑아낸 뒤 포효하고 있다./교도 연합뉴스

고시엔은 ‘일본 고교야구대회’의 통칭이다. 마이니치신문이 주최해 3월 열리는 ‘봄 고시엔’은 선발고교야구대회, 아사히신문이 주관하는 8월 ‘여름 고시엔’은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로 불린다.

1915년 시작돼 올해로 106회를 맞은 여름 고시엔은 현지 고교 선수들에게는 ‘꿈의 경기’로 통한다. 올해는 3957개 고교 중에서 지역 예선을 거쳐 출전권을 따낸 49개 학교가 본선에 올랐다.

교토국제고는 1999년 일본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고 2021년 처음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까지 올랐다. 2022년 여름 고시엔 본선에서는 1차전에서 패했고 작년에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교토 국제고의 8강전은 오는 19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