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을 덮친 10호 태풍 ‘산산’의 강풍에 수령 3000년으로 추정되는 ‘야요이 삼나무(彌生杉)’가 쓰러졌다. 야요이 삼나무는 일본 청동기·철기 시대인 야요이 시대부터 3000년을 살았다는 나무다. 높이 26.1m에 둘레 8.1m인 야요이 삼나무는 일본을 대표하는 거목 중 하나다.
3일 일본 미나미니혼신문에 따르면, 가고시마현 야쿠시마(屋久島)의 야쿠시마관광협회 와타나베 다로 이사는 지난달 31일 야요이 삼나무 주변을 조사하다가 이 나무가 완전히 부러진 사실을 확인했다. 뿌리 부근부터 약 1.5m 높이 정도만 남았다고 한다. 지난달 27~28일쯤 야쿠시마를 강타한 산산의 강풍에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 야요이 삼나무가 있는 야쿠시마 원시림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의 배경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와타나베 이사는 “야요이 삼나무는 관광객도 쉽게 걸어서 접근할 수 있는 산책 코스에 있어, 야쿠시마의 거대한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였다”고 말했다.
야쿠시마 원시림의 또 다른 거목인 ‘조몬 삼나무(縄文杉)’와 ‘기겐 삼나무(紀元杉)’가 태풍의 피해를 입지 않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몬 삼나무는 수령이 최대 7200년으로 추정되는 높이 25.3m, 둘레 16.4m의 거목이다. 기겐 삼나무도 추정 수령 3000년에 높이 19.5m, 둘레 8.1m다.
미나미니혼신문은 “야쿠시마는 현재 태풍 피해로 곳곳에서 산사태와 낙석이 발생해 조몬 삼나무으로 가는 길이 전면 통제된 상황”이라며 “산사태와 낙석 복구에는 시간이 상당히 걸릴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