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스틸을 인수하려는 일본 제철 로고. /로이터

미국 철강사 US스틸 인수를 시도하는 일본제철이 4일 “US스틸을 인수할 경우 이사회 과반수를 미국 국적자로 채우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경영진도 미국 국적자로 하고 본사도 펜실베이니아주에 유지한다. 이사회에는 미국 국적 사외이사를 최소 세 명 둬서 미국의 룰에 따르는 투명 경영을 한다. 미국 시장에는 US스틸이 생산한 제품을 우선 판매한다. US스틸을 인수하더라도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이날 이런 내용을 담은 ‘거버넌스(기업 운영) 방침’을 발표했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는 미국의 노동자와 지역사회, 국가 안보에 모두 이익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미국에서 US스틸 매각에 반대하는 여론이 커지자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까지 인수 반대 의사를 밝히자 일본제철이 곧바로 ‘미국 국익 우선’이라는 카드를 내놨다는 것이다.

해리스는 지난 2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유세에 나서 “US스틸은 미국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기업으로 남아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지난 3월 인수 반대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도 지난 1월 “(인수를) 즉각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려면 미국 규제 당국의 독점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과 양당 대선 후보 모두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상황이어서 현재로선 난항이 예상된다. 일본제철은 지난달 29일 US스틸이 보유한 두 개 제철소에 총 13억달러(약 1조74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발표한 투자 금액(14억달러)과 합쳐 총 27억달러(약 3조6200억원)를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다. 지난 4월에는 US스틸 경영진과 함께 “US스틸은 원료 채굴부터 제품 제조까지 미국에서 이뤄지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로 남을 것”이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