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신지로(43) 전 일본 환경상이 지난 6일 도쿄에서 오는 27일 치러지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입후보 의사를 밝히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27일 치러지는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당선 후보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3) 전 환경상이 7일 도쿄 긴자에서 가두연설을 했다. 내각제 국가인 일본에선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돼 현재 제1당인 자민당 총재선이 곧 총리 선거와 같다.

이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자신이 당선되면 결혼 후에도 부부가 결혼 전 성을 그대로 쓸 수 있도록 하는 ‘선택적 부부 별성(別姓) 제도’ 도입과 연수입이 일정 금액을 넘기면 사회보험료가 올라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 이른바 ‘연봉의 벽’ 문제 철폐, 야근 규제 완화 등을 1년 안에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1년 안에 이루지 못하면 책임을 질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엔 “(그럴 경우) 가능한 한 조기에 중의원을 해산하겠다. 이보다 더 각오를 다지고 있는 후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최근 자민당 지지층을 상대로 한 현지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재 적합도 1위를 연달아 차지했다. 고이즈미의 환경상 재임 시절 총리였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76)도 그를 공식 지지했다. 자민당 선거는 당원과 당우(당을 후원하는 정치단체 회원), 소속 의원들의 투표로 치러져 최근 고이즈미의 당선 확률을 가장 높게 점치는 목소리가 높다.

다만 환경상을 빼면 각료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를 두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이날 “내게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선되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최고의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일각에서 ‘고이즈미가 과연 시진핑, 푸틴 등 다른 국가 수장들을 맞닥뜨렸을 때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정치 평론가 다나카 요시츠구)는 우려도 나오자, 고이즈미는 “지금까지 배워 온 것을 토대로 각국 리더와 마주할 역량은 갖추고 있다”고 했다.

고이즈미는 이날 유세장에서 ‘앞으로 총리가 돼 G7(7국) 정상회의 등에 출석하면 지적(知的) 수준이 낮아 망신을 당하는 것 아니냐, 그렇다면 국력이 저하하지 않겠는가’란 다소 거친 질문도 받았다. 잠시 고개를 숙인 그는 이내 질문을 한 기자의 이름을 묻고는 “이런 지적을 받았음을 명심하고, 앞으로 (당신이) ‘그랬던 녀석이 많이 발전했구나’라 생각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앞서 고이즈미는 자민당 총재선 입후보를 공식화했던 지난 6일엔 ‘장관 시절 가벼운 언행들로 지적을 받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가 환경상 재임 시절 “기후변화 문제는 펀하고(즐겁고) 쿨하고(멋지고) 섹시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등 엉뚱한 발언을 거듭했던 점에 대해 물은 것이다. 고이즈미는 이에 대해선 “환경상 시절 내 발언이 적절히 전달되지 않았던 것은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론 그러한 일이 없도록, 국민에게 전하려는 바가 명확히 전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긴자 유세 현장에는 500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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