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기 총리를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이 승리해 신임 총재로 선출됐다. 내각제 국가인 일본에선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며 현재 제1당은 자민당이다. 이날 선출된 신임 총재는 오는 10월 1일 임시국회에서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의 후임으로 지명된다.

차기 총리에 당선된 이시바 시게루가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7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치러진 자민당의 28대 신임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는 유효투표 총 414표 가운데 215표를 획득해 과반수를 차지했다. 강경 보수파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안보담당상은 194표였다. 자민당 총재 임기는 3년이다.

앞서 1차 투표에서는 다카이치는 181표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당원·당우들에게서 109표를 받았고, 의원 72명이 그에게 투표했다. 당원·당우와 의원들에게 각각 108표·46표를 얻은 이시바 시게루가 2위였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1986년 중의원 선거에서 당시 최연소(29세)로 당선된 뒤 40년 가까이 정치권에 몸담았다. 방위·농림수산·지방창생담당상 등 풍부한 각료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자민당에 직언(直言)을 서슴지 않아 온 탓에 의원들의 지지 기반은 약한 편이다. 2009년 총리였던 아소 다로 부총재에게 직접 퇴진을 요구했던 것을 계기로 그와 정적이 됐다. ‘할 말은 하는 정치인’이란 이미지가 강해 국민 지지율이 높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당원 지지율 상위권을 줄곧 차지했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사전오기(四顚五起)’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이 다섯 번째 총재선거 출마로, 그동안은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이시바는 1957년 도쿄 지요다구에서 태어났다. 자민당 소속이었던 이시바 지로 전 돗토리현 지사가 그의 아버지다. 도쿄 게이오대 법학부를 나와 1979년 미쓰이은행(현재 미쓰이스미토모은행)에 취업했다. 1981년 부친 사망 이후 정계에 입문했다. 2001년 모리 요시로 내각에서 방위청 부장관으로 임명됐고, 이듬해 고이즈미 내각에서 장관으로 승격했다. 이후 지금까지 ‘안보통’으로 꼽힌다.

아베 전 총리 재임 시절 당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내각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아베의 ‘최대 정적’이라는 평을 들었다. ‘아베파’로 대변되는 우익 성향 의원들과 달리 역사 인식 측면에서도 ‘비둘기파’로 평가된다. 2017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2019년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 파기’ 사태 땐 “우리나라(일본)가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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