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임시국회에서 일본 총리로 공식 취임할 예정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일본 자민당 총재가 스가 요시히데(75) 전 총리를 자민당 부총재로 내정했다. 내각 서열 2위인 관방 장관에는 하야시 요시마사(63) 관방 장관을 연임시키고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에는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을 기용한다.
29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차기 총리는 1일 총리 취임 직후에 내각의 각료 및 자민당 주요 당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자민당 총재에 이은 상징적 2인자인 부총재엔 스가 전 총리를 임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스가 전 총리는 지난 27일 총재 선거 때 1차 투표에선 고이즈미를 공개 지지했다가 이시바와 1차 투표 1위였던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안보담당상이 맞붙은 결선투표 때 이시바를 지지해, 막판 역전 드라마를 만든 주인공이다.
10~11월 예상되는 중의원(일본 하원) 해산과 총선거를 앞두고 선거대책위원장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임명하기로 했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선대위원장’이 필승 전략을 짠다는 것이다. 40대인 고이즈미는 자민당에 ‘쇄신’의 이미지를 더할 수 있는 인물로, 아버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때문에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당무 전반을 맡는 간사장에는 모리야마 히로시(79) 총무회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모리야마 총무회장은 스가 전 총리 및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와 가까운 인물이다. 당 3역인 정조회장엔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을 기용할 예정이다.
내각 중엔 하야시 관방 장관이 연임될 전망이다. 하야시는 총재 선거에서 1차 선거 때 4위를 차지한 뒤 결선투표에선 이시바를 지지했다. 외무상·방위상·문부과학상·농림수산상 등을 역임한 하야시에게 관방 장관을 맡겨, 정권 초기의 안정적인 내각 운영을 돕는다는 구상이라고 한다. 재무상은 가토 가쓰노부(68) 전 관방 장관을 기용하고, 국토교통상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사이토 데쓰오 현 국토교통상을 유임한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반면 총재 선거에서 반(反)이시바 진영을 선택하며 경쟁자인 다카이치를 지지했던 아소파(아소 다로 전 총리 파벌)와 구(舊) 아베파(아베 신조 전 총리 파벌) 의원들은 뒤로 밀려날 전망이다. 현 정권에서 막후 실세로 불렸던 아소는 이시바 정권 출범과 함께 당내 보직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다카이치는 이시바에게서 자민당 총무회장 자리를 제안받았지만 “나를 지지해준 다른 국회의원들을 대우해 달라”며 거절했다. 다카이치는 하지만 주변 의원들에게 “적(敵)인데, 왜 이시바 내각을 지지해야 하나”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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