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13년간 큰 사랑을 받았던 자이언트 판다 부부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 수백 명의 시민들은 검정 옷을 입고 공항에 나와 판다 부부를 배웅했다.
30일 NHK 등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도쿄 우에노동물원에 있던 수컷 판다 ‘리리’와 암컷 ‘싱싱’은 전날 중국으로 반환됐다. 이동용 케이지에 실린 판다 부부는 29일 오전 4시쯤 화물차를 통해 나리타 국제공항까지 옮겨졌다. 오전 8시쯤 전세기를 타고 출발해 오후 12시 40분쯤 청두 솽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지난 28일 우에노 동물원에는 판다 부부의 마지막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검정 옷을 입거나 판다 인형을 들고 동물원을 찾았다. 리리와 싱싱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관람객들도 있었다. 판다 부부의 마지막 공개일인 이날 우에노동물원을 찾은 관람객은 약 2000명으로 집계됐다.
판다들과 작별하기 위해 동물원을 방문한 사쿠라이 히요리는 로이터통신에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리리와 싱싱을 보러 갔다. 항상 기운을 내게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동물원을 방문할 정도로 판다 부부에 애정을 쏟았다. 60대 자영업자 도쿠다 애쓰고코는 송환 발표 이후 매일 리리와 싱싱을 보러 갔다면서 “하루하루 소중했다. 판다들이 자고 있을 때라도 보고 싶었다”고 했다.
송환 당일인 29일에도 동물원 입구에는 이른 시간부터 수십 명의 팬들이 나와있었다. 배웅 행렬은 나리타 공항까지 이어졌다. 500여 명의 팬이 공항에 운집했다. 이들은 판다 부부를 태운 전세기가 이륙하자 비행기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거나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리리와 싱싱은 2005년 중국에서 태어났다. 올해 19살로 사람 나이로 치면 60세다. 2011년 2월 도쿄도가 번식 학술연구 목적으로 빌려와 13년간 우에노 동물원에서 생활했다. 이들 부부는 작년부터 고혈압 등의 증상을 보였고, 결국 치료를 위해 중국으로 송환됐다. 중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자이언트 판다 보호 연구센터에서 머무를 예정이다.
리리와 싱싱은 도쿄에서 지내는 동안 세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2017년 암컷 판다 샹샹을 낳았고, 2021년 6월에는 쌍둥이 샤오샤오(수컷)와 메이메이(암컷)를 낳았다. 작년 2월 샹샹이 중국에 반환되면서, 우에노 동물원에 남은 판다는 쌍둥이 두 마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