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일본 총선을 앞두고 이시바 시게루 내각의 출범 기념사진이 컴퓨터로 수정돼 총리 관저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원본 사진에서 지저분하게 보이는 이시바 총리의 배 부분을 깔끔하게 수정하고 다리가 약간 길게 보이도록 했다. 일본 소셜미디어에는 ‘칠칠치 못한 내각’이란 야유가 쏟아졌다. ‘총리의 칠칠치 못한 옷매무새나 수정하고 있는 별 볼일 없는 내각’이란 뜻을 담은 야유다.
8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 장관은 전날 “내각 출범 사진을 경미하게 편집 처리했고 편집 가공한 사진을 총리 관저 홈페이지에 게재했다”고 말했다. 전날 마이니치신문이 “내각 출범 사진의 데이터를 가공한 흔적이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를 인정한 것이다. 일본에선 새 내각 출범 때 각료 전원이 총리 관저에서 연미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이시바 내각이 출범한 지난 1일 찍은 기념사진에선 이시바 총리의 연미복 사이로 복부·허리 부분에 흰색 셔츠와 허리띠가 그대로 보였다. 옷을 깔끔하게 입지 못했고, ‘배가 나온 60대 총리’란 이미지가 의도치 않게 부각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총리 관저에 홈페이지에 실린 사진은 흰 셔츠와 허리띠가 있어 단정치 않아 보이던 부분이 깔끔한 디자인의 바지로 수정됐다. 허리의 위치가 높게 보이고 바지가 길어진 점도 차이다. 다소 날씬하고 다리가 길어 보이게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야시 관방 장관이 “관저 공식 행사의 기념사진은 당사자로선 오랫동안 간직할 사진이라, 이전에도 경미한 편집 처리는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X(옛 트위터) 등엔 수정 전·후 사진을 올리고 ‘달라진 곳을 찾아보자’ 같은 게시물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시바 총리가 취임 이후 첫 지역 시찰로 찾아간 노토반도를 홍보하는 ‘총리 관저 엑스(구 트위터) 계정’의 글도 도마에 올랐다. 노토반도는 올 1월 진도 7의 강진이 덮쳐 300명 이상이 사망했던 피해지다. 5일 올라온 총리 관저의 홍보글은 “이시바 총리는 노토의 피해지를 방문해, 한 명 한 명과 이야기를 나누시고, 곤란한 환경 속의 사람들을 위해 힘을 다하겠다는 결의를 새롭게 하시었습니다”라는 식이었다. 북한의 뉴스에서 등장하는 “지도자 동지께서는 ~하시어”와 같은 묘한 경어 표현을 쓴 것이다. 온라인에서 비난글이 쏟아지자, 하루 지난 6일 “이시바 총리는 ~ 이야기하고, ~ 결의를 새롭게 했습니다”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