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한 파킨슨병 신(新)치료법이 일본에서 실용화돼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줄기세포를 척수강과 정맥에 병행 투여한 결과, 증상 호전이 확인된 것이다.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은 근본적인 완치법이 없는 난치병으로, 전 세계 약 1000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기업인 바이오스타줄기세포기술연구원은 지난 18일 일본 도쿄의 긴자클리닉에서 자가지방 줄기세포를 환자의 정맥·척수강에 병행 투여하는 치료법의 운용 성과를 발표했다. 환자의 복부 등에서 채취한 지방 세포를 관계사인 알바이오·재팬엔젤스템셀(JASC)에서 배양한 뒤, 긴자클리닉 등 일본의 의료기관 2곳에서 다시 환자 본인에게 투여하는 방식이다. 긴자클리닉 등은 작년 11월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줄기세포를 척수강에 투여하는 치료법을 승인받았다. 그동안 정맥·관절 투여는 많았지만 척수강 투여는 일본 첫 사례다.
치료를 담당한 아라키 요시오 긴자클리닉 원장은 “척수강과 정맥 병행 투여로, 이전보다 확연하게 나은 치료 결과를 얻었다”며 “치료 기전은 여전히 확실하진 않지만 투입된 줄기세포가 약화되거나 결손된 세포와 물질을 교환해 도움을 주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1년간 13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473회의 줄기세포 투여가 이뤄졌다. 아라키 원장은 “환자들은 손떨림 완화, 보행 향상, 마비 증상 개선, 우울 증상 완화 등 정신적·심리적 개선을 보였다”고 했다.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영국인 브라이언 워커(63)는 “3년 전 파킨슨병 판정을 받았으며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지 6개월째”라며 “몸 전체의 떨림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왼손의 떨림은 거의 사라졌다”고 했다.
치료의 개인 차가 큰 데다 파킨슨병 줄기세포 치료와 관련한 임상 논문이 없는 대목은 여전한 과제다. 치료 기전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바이오스타줄기세포기술연구원의 라정찬 원장은 “일본의 의료기관과 파킨슨 환자들의 치료 성과에 대한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치료 유효성을 정리하면 국제적인 임상 논문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