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파나소닉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마쓰시타는 1989년 세상을 떠났지만 최근 파나소닉홀딩스와 PHP연구소가 그의 생전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마쓰시타 AI’가 탄생했다. /파나소닉 홈페이지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1894~1989) 파나소닉 창업자가 인공지능(AI)으로 재현됐다. 파나소닉홀딩스와 PHP연구소(마쓰시타가 설립한 싱크탱크)가 그가 남긴 데이터를 생성형 AI에 학습시켜, ‘마쓰시타 AI’로 되살려낸 것이다.

파나소닉홀딩스는 27일 일본 도쿄에서 ‘마쓰시타 고노스케 탄생 130주년 심포지엄’을 열고 마쓰시타 AI를 공개했다. 생전 마쓰시타의 모습을 한 AI는 “현재 기분이 어떤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역시 고인의 생전 목소리로 “130세를 맞은 지금, 다시 새롭게 ‘인간의 길’을 생각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길을 걸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AI가 도입되면 인력이 불필요해지는가”라고 물으니 “어느 정도는 사실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답했다.

파나소닉 측은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경영 이념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기 위해 ‘디지털 휴먼’을 개발했다”며 “마쓰시타 고노스케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경영 판단을 내릴까에 대한 대답”이라고 밝혔다. 타계한 지 35년에 접어들면서 점차 잊히는 마쓰시타의 경영 이념을 적어도 후세에도 제대로 남기겠다는 것이다.

현재 보존된 고인 관련 자료 11만점 가운데 텍스트 약 3400만자(字)와 음성 기록 48시간을 AI에 학습시켰다. 생전 마쓰시타의 말투와 외모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말끝이 살짝 안 들릴 정도로 조용하고 흐리게 말하는 것까지도 똑같다. 창업 가문의 한 관계자는 “무서울 정도로 닮았다”고 말했다. 손자인 마쓰시타 마사유키 파나소닉 특별고문(전 부회장)은 “실제 영상을 보는 느낌이라, 할아버지가 그리워진다”며 “본인이 봤다면 깜짝 놀라면서도 이 AI를 비즈니스로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파나소닉은 이 AI를 일반인에게 공개하지는 않고, 사내 임직원 연수 때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