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보수 야당인 일본유신회 신임 대표에 요시무라 히로후미(49) 오사카부(府) 지사가 당선됐다. 일본 오사카에서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요시무라는 예전부터 ‘유신회의 차기 간판’으로 여겨졌던 인물이다.
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일본 제2야당 일본유신회의 신임 대표 투표에서 요시무라 지사는 총 투표수 1만809표 가운데 약 80%인 8547표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요시무라는 당선 소감에서 “자민당과 부딪히고, 거리를 두고, 대치할 것”이라고 했다. 이전 집행부의 ‘집권 여당 자민당과 협력’ 노선을 싹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는 “장기적으론 정권 획득을 목표로 삼지만,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제1 야당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여당의 과반수 확보를 저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7월 치러지는 참의원(상원) 선거와 관련, “야당끼리 싸우기보다는 ‘준결승전’을 미리 치르는 게 낫다”고 했다.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등 야당들이 선거구에서 각자 후보를 내고 경선을 한 뒤, 승자 1명을 공동 공천해 자민당 후보와 1대1 구도로 싸우자는 것이다.
요시무라 지사는 일본 TV·인터넷에서 한국 배우 현빈과 닮았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잘생긴 외모로 주목받는 정치인이다. 규슈대학 법학과를 졸업한 뒤 2011년 오사카 시의원을 시작으로 2014년 중의원 의원, 2015년 오사카 시장, 2019년 오사카부 지사에 당선됐다. 작년 지사 선거에선 83.69%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 ‘내년 4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 개막 전까지 벤치프레스 100kg을 드는 게 목표’라고 밝힐 정도로 다소 엉뚱한 측면도 있다.
일본 강경 우파의 역사관을 지닌 인물이다. 오사카 시장이던 2017년, 자매 결연 도시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공원에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가 설치되자 결연 파기를 통지했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도 찬성한다.
요시무라가 위기의 일본유신회를 되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유신회는 최근 중의원(하원)총선에서 종전 44석보다 줄어든 38석에 그쳤다. 자민당이 대패한 이 선거에서 입헌민주당·국민민주당 등 다른 야당이 의석수를 대폭 늘린 가운데 일본유신회만 감소했고, 바바 노부유키 전 대표는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