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샤대 고하라 가쓰히로 총장. /도시샤대

내년 2월 명예 박사 학위 수여식을 비롯해 다양한 윤동주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일본 교토 도시샤대의 고하라 가쓰히로 총장은 13일 본지 인터뷰에서 “많은 기대를 품고 이곳에서 배움을 찾으려던 윤동주를 (우리는) 지키지 못했다”며 “이렇게 훌륭한 시인이 도시샤대에 있었다는 기억을 남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샤대 학부·대학원을 졸업하고 모교에서 줄곧 가르쳐온 기독교 신학자로 지난 4월 35대 총장에 취임했다.

-윤동주에 대한 도시샤대의 애정이 각별하다.

“윤동주는 일본에서도 널리 알려진 시인이다. 특히 내년은 윤동주가 세상을 떠난 지 80주기이고, 우리 대학은 창립 150주년을 맞고, 일본과 한국이 국교 정상화를 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뜻깊은 해를 앞두고 윤동주를 다시 기억에서 살려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도시샤대 역시 역사적 아픔을 겪었다는데.

“우리 학교의 150년 역사에는 ‘전쟁의 시기’가 있다. 기독교 학교라는 이유로 군부에서 압력·탄압·회유를 받았고, 재학생 상당수가 전쟁에 희생됐다.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가 자유다. 그런데 전쟁 시기엔 기독교 대학에도 천황을 따르라는 강제가 있었고 자유를 잃었다. ‘자유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여, 대학에서 쫓겨난 교원들도 있다. 전쟁은 젊은이를 희생시킨다. ‘시대의 희생’이다. 두번 다시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

-윤동주라는 존재가 한·일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적으론 전부터 학생들과 함께 연세대에 가서, 그의 시비와 기념관을 다녀오곤 했다. 윤동주는 연세대와 도시샤대를 이어주는 존재다. 마찬가지로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인물이라고 본다.”

-매년 윤동주 시비 앞에서 헌화식을 여는 이유는.

“윤동주 시비를 1995년 설치하고 매년 헌화식을 진행해왔으니 벌써 30년째다. 이 행사는 앞으로도 진행될 것이다. 헌화식의 주체는 ‘윤동주를 추모하는 모임’과 ‘도시샤대 코리아 동창회’다. 그런데 내년에는 학교 차원의 다양한 행사까지 함께 열리게 되는 것이다. 윤동주는 우리 기억에 남겨둬야 할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