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달 20일 취임식 전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할 의사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지난달 이시바 총리의 회담 제안을 거절했던 트럼프는 최근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배우자 아키에 여사,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등 일본 인사들을 연달아 만났다. 이들의 민간 외교가 트럼프와의 조기 회담을 바라 온 이시바 총리의 ‘구원 투수’가 되어줬다는 관측이 나온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내달 중순 중 첫 회담을 가질 수 있다고 이시바 총리 측에 최근 알리고 1월 셋째 주 중 이시바가 방미(訪美)하길 바란다며 구체적 날짜까지 제안했다고 한다. 내달 초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순방을 앞둔 이시바는 이 일정을 마친 뒤 미국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앞서 이시바는 지난달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담을 추진했으나 트럼프 측이 ‘취임 전 외국 정상과 만날 수 없다’는 취지로 거절했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각국 정상과 연달아 만나면서 일본 정치계에선 ‘이시바가 트럼프의 외교 정책 구상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연립 집권당 자민·공명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지난 10월 중의원 총선 이후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30%대에서 좀처럼 회복하고 있지 못한 가운데, 트럼프가 내년 일본 총리가 교체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시바와의 회담을 미루려 한다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트럼프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일본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이시바) 총리와 취임식 전 꼭 만나고 싶다”고 했다. 이날은 손정의 회장이 트럼프에게 1000억달러(약 145조원) 규모 대미(對美) 투자를 약속한 날이었다. 트럼프는 앞서 15일에는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아키에 여사를 만났다. 일본 정부를 거치지 않고 추진된 사적(私的) 만남이었다. 이 자리엔 트럼프의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 트럼프의 측근이자 차기 행정부 조직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동석했다.
이에 일본 정계에선 아키에 여사와 손 회장이 이시바 내각이 이루지 못한 조기 회담을 성사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트럼프의) 16일 기자회견 이후 조기 회담을 위한 조율이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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