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 AP 연합뉴스

10월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3개월간 대부분의 식사를 혼자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시바 총리는 예전부터 다른 정치인이나 관료, 기업인과 식사를 같이 하기보다는 자택이나 사무실에서 혼자 독서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었다. 그러나 정권을 잡은 이후에도 ‘혼밥’이 계속되자 비주류 성향의 ‘이시바 스타일’에 일본 언론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7일 아사히신문은 이시바 총리와 전직 총리 3명의 취임 후 첫 86일간 외부 식사 일정을 집계·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국내외 행사와 겸한 점심·저녁을 제외하면 총 14회만 다른 인사와 식사했다. 주로 구(舊)이시바 파벌 정치인을 포함한 측근들과 만났다.

아베 신조(2012년 2차 집권)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각각 45회와 139회였다. 아베는 주로 자민당 간부와 재계·언론계 인사와 만났고, 스가는 외부 인사는 물론이고 거의 매일 총리실 비서관들과 아침·점심을 같이 했다.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16회로 횟수는 적지만, 그가 취임한 2021년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었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아사히신문은 “이달 24일에도 오후 8시 30분쯤 기자회견을 끝낸 이시바 총리는 ‘오늘 같은 날은 일찍 퇴근하라’고 기자단에 조언한 뒤 곧바로 의원 숙소로 갔다”며 “이시바 총리는 저녁 늦게까지 관저에서 일하다가 곧바로 집으로 가는 날이 많았다”고 했다.

일본 정치권에선 ‘소수 여당’으로 전락한 자민당 총재이자 총리인 이시바가 보다 적극적으로 당 소속 정치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관료나 다른 정당 정치인들과도 의견을 교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이시바의 한 측근은 이 신문에 “이시바 총리는 식사 자리를 통해 정치하는 타입이 아니다”라며 “누군가와 매일 회식하는 것보단 의원 숙소에 돌아가 책이나 자료를 읽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