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출근하는 도쿄 시민들/AP·연합뉴스

일본에서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250만 명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례적인 독감 확산으로 치료약 부족 사태도 나타나고 있다.

10일 요미우리신문·NHK 등 일본 언론은 일본 후생노동성을 인용해 지난해 12월23~29일 일주일간 독감 환자가 의료 기관 1곳당 64.39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주보다 50% 늘어난 수치다. 일본은 전국 5000곳의 의료 기관에서 일주일 단위로 독감 환자 수를 집계해 전국 유행 상황을 점검한다. 이런 방식의 집계를 시작한 1999년 이후 가장 많은 독감 환자다. 과거 최다는 2019년 1월의 57.18명이었다.

NHK는 “의료 기관당 환자 수를 바탕으로 추정한 전국 독감 환자는 일주일간 258만5000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광역지자체에 해당하는 도도부현 47곳 가운데 오키나와현 등 일부를 제외한 43곳에서 독감 경보의 기준(의료 기관당 30명)을 돌파했다.

문제는 초중고 대부분이 이번주 초 겨울방학을 끝나고 개학하면서 감염이 더 확산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일본은 겨울방학이 12월 하순에서 1월 초로 한국보다 짧은 편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의 복제약 제조사 사와이제약이 최근 급증한 수요에 생산량을 맞추지 못해 이달 8일 일부 약국에 치료약 공급을 중단했다”며 “독감 치료약 공급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사와이제약은 일본 독감 치료약 시장의 25%를 차지한다. 현재 비축한 치료약 재고가 바닥난 상황으로, 정상 공급은 빨라야 이달 말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후생노동성은 최근 전국 의료 기관과 약국에 ‘독감 치료약을 과잉 발주하지 말라’는 공문을 발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