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운하인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23일(현지 시각) 강풍을 맞고 좌초된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가로막혀 운영이 중단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0분쯤 컨테이너선 ‘에버기븐’이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중 갑자기 수에즈 운하 북쪽에서 멈춰섰다.
외신들은 이 사고가 악천후로 발생했다고 전했다. 에버그린 측은 로이터통신에 “갑자기 불어닥친 강풍에 선체가 수로에서 이탈해 바닥에 부딪혀 좌초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아직까지 해양 오염 등도 보고되지 않았다.
에버기븐호는 폭 59m, 길이 400m, 22만t 크기로 컨테이너선 중에서도 가장 큰 축에 속한다. 2018년 건조된 이 선박은 소유주가 일본 쇼에이 기센이며, 대만업체 ‘에버그린’이 사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고로 다른 선박 최소 100척의 발이 묶였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수에즈 운하를 관리하는 이집트 당국이 예인선과 굴착기 등을 보내 에버기븐호를 다시 띄우려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사고 수습 기간에 따라 최대 수백 척이 이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선박을 움직이기 위해 모래를 퍼올리는 데만도 며칠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원유 및 가스 공급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망했다.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190㎞ 길이의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교역량의 12%가 통과하는 세계 최대의 운하다. 수에즈 운하를 통하면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가지 않고 곧바로 아시아와 유럽을 오갈 수 있다. 수에즈운하당국(SCA)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약 1만 9000척, 하루 평균 51.5척의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