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부르카 착용을 강제하는 내용의 포고령을 발표했던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이 부부의 동석 식사까지 금지하는 조치를 도입했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우크라이나 등 다른 곳으로 쏠린 사이, 노골적으로 여성 탄압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각) 탈레반 정권 권선징악부의 헤라트 사무소는 “앞으로 식당에서 남녀가 따로 떨어져서 식사해야 한다”며 이 지침은 부부에게도 적용된다”고 발표했다. 남편과 아내가 함께 외식을 하더라도, 서로 다른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뜻이다. 탈레반은 또 남녀가 함께 공원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일주일 중 일~수요일은 남성만 이용하고, 여성은 목~토요일에만 공원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헤라트에서는 여성에 대한 운전면허 발급도 금지됐다. 여성이 남성 동행자 없이 택시를 타면 재판 없이 구금할 수 있도록 했다. 여학생이 남학생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는 것도 법으로 금지했다. 헤라트는 아프가니스탄 서부 요충지이자 제3의 대도시다. 이 때문에 탈레반이 향후 이 같은 조치를 카불 등 다른 곳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7일 탈레반 최고 지도자 히바툴라 아쿤드자다는 여성의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하는 포고령을 발표하면서 “바깥에 중요한 일이 없다면 여성은 집에 머무르는 게 낫다”고 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