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에서 패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이 3주 만에 ‘전자투표기 오류’ 가능성을 주장하며 최고선거법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8%포인트 차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었다.
여당인 자유당을 비롯한 우파연합은 22일(현지 시각) “개표 감사 결과 심각한 오작동 징후를 발견했다”며 특정 투표기의 개표 결과를 무효로 할 것을 요구했다. 브라질은 100% 전자투표를 실시하는데, 자유당 지지세가 강한 대도시에선 제대로 작동하는 신형 투표기를 사용한 반면, 룰라와 노동당 지지세가 강한 지방에는 구형 투표기가 투입돼 투표용지를 잘 식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구형 투표기를 사용한 지역의 투표 결과를 무효로 하고, 신형 투표기를 거친 표만 합산하면 보우소나루가 과반 득표로 승리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지거나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장은 “주장을 뒷받침할 추가 서류를 24시간 안에 제출하지 않으면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보우소나루의 최대 지지 세력이었던 군부는 선거 직후 “쿠데타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도 룰라의 복귀를 환영하고 있다.
다만 보우소나루가 불복 운동의 불씨를 남겨두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처럼 지지층의 분노에 불을 지펴 새 정부를 흔들고 차기 대선 재도전의 길을 닦으려고 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은 트럭 기사들을 중심으로 브라질 주요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3주 넘게 불복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총기와 사제 폭탄으로 무장한 이들은 차량 운행을 막고 타이어를 불태우는 등 폭력을 쓰고 있으며, 현재까지 49명이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