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 시각) 리비아 적신월사 구조대원들이 데르나 홍수 피해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대홍수로 사망·실종자가 2만명이 넘은 아프리카 동부 리비아 관련 뉴스를 보면 ‘적신월사’라는 구호 단체가 나온다. 국제 구호 단체의 대명사는 흰색 바탕에 붉은색 십자 모양 표장을 쓰는 ‘적십자사(赤十字社)’로 알려져 있는데, 붉은 초승달 표장을 쓰는 적신월사는 낯설다.

적신월(赤新月)은 붉은 초승달이라는 뜻으로, 적신월사는 이슬람판 적십자사다. 초승달은 리비아·튀르키예 등 국기에 쓰이는 이슬람권 상징 가운데 하나다. 스위스 출신 사업가 장 앙리 뒤낭 등 5명은 1863년 흰색 바탕과 붉은 십자를 적십자 운동의 공식 표장으로 선정했다. 붉은색 바탕과 흰색 십자 모양 스위스 국기에서 색만 바꿨다. 이후 전 세계 국가 대부분이 인도주의적 구호 조직을 만들었는데, 이슬람 국가들은 기독교를 연상시키는 십자가에 대한 종교적 거부감 때문에 표장·명칭 모두 적신월을 썼다.

적십자·적신월 국가들은 수십 년 갈등 끝에 1991년 국제적십자·적신월사 연맹(IFRC)으로 통합한다. IFRC 공식 로고에는 적십자와 적신월이 나란히 배열돼 있다. IFRC 회원 191국 가운데 튀르키예·시리아 등 34국이 적신월을, 한국 등 156국은 적십자를 쓴다. 유대교 국가 이스라엘은 다이아몬드 모양 적수정(赤水晶)을 쓴다.

국제적십자·적신월연맹 표장/IF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