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군이 16일(현지 시각)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 부근에서 살해당한 자국인 인질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전날 알시파 병원 내부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이스라엘 군인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최대 격전지는 가자지구 대형병원인 알시파 병원이다.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에 하마스의 작전 본부 등 핵심 시설이 밀집해 있다고 보고 지난 15일(현지 시각) 병원 내부에 진입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병원을 공격해 환자 등 무고한 민간인을 학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자를 살려야 할 병원이 어쩌다 가장 격렬한 전장이 됐을까.

Q1. 알시파, 하마스 근거지일까

알시파 병원은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한 2007년부터 ‘하마스의 거점’이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알시파를 작전에 이용한다는 것은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했다. 지난해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2014년 하마스가 이스라엘 첩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병원 안에서 고문했다는 증언을 확보해 발표했다. 반면 알시파의 한 의사는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군사 지도부와 마주친 적이 없다”며 “(하마스의 비밀기지가 있다고 의심받는) 지하층에서도 수술실 외에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Q2. 병원에 환자들 많은데, 공격해도 되나

제네바 협약과 국제법은 병원·구급차 등 의료 시설을 공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의료 시설 공격을 주도한 지도층 인사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제재할 수 있다. 테러 집단이 의료시설을 방패로 삼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코르둘라 드로게 국제적십자위원회 최고법률책임자)도 나온다. 다만 이 경우에도 사전 대피 경고가 필요하다고 드로게는 밝혔다. 이스라엘 주장대로 알시파 병원이 하마스 근거지이고 이스라엘이 공격에 앞서 충분한 사전 경고를 했다고 하더라도 공격의 명분에 비해 민간인 피해 등 공격의 폐해가 과도해선 안 된다는 ‘비례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Q3. 알시파 병원 상황은

알시파는 1차 세계대전 이후 가자지구 일대를 지배한 영국의 군(軍) 막사를 개조해 1946년 설립됐다. 알시파는 아랍어로 ‘치유’를 뜻한다. 팔레스타인 보건부가 운영하는 이 병원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540명의 의사가 환자를 치료했다. 하지만 지난달 7일 전쟁 발발로 200여 명의 의사만 남게 됐다. 외과뿐 아니라 내과, 산부인과 등 종합병원의 면모를 갖춘 가자지구 내 최대 의료시설이었던 이 병원은 최근 전쟁으로 거대한 응급 병동이 됐다. 한 의사는 하레츠에 “병원은 하나의 대형 외상 센터가 됐다”며 “다른 치료는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