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 장관은 7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 “인도주의 휴전 종료 이후 남부에서 작전을 보면, 민간인 보호는 여전히 긴요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하마스 소탕’이라는 명분을 넘어 팔레스타인 붕괴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 우방인 미국이 이스라엘의 과도한 군사 행동 자제를 촉구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민간인을 보호하겠다는 이스라엘의 의도와 실제 현장에서 벌어진 결과에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이스라엘이 이른바 ‘도미사이드(domicide)’로 불리는 거주지 말살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전했다. 도미사이드는 라틴어 ‘도미(domi·집들)’와 ‘사이드(cide·살해)’의 합성어다. 도미사이드를 전쟁 범죄로 규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국제법 전문가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가디언은 가자지구 주택의 40%가 손상됐거나 완전히 파괴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발라크리슈난 라자고팔 매사추세츠공대 법학 교수는 “그들(이스라엘군)이 민간 가옥 등 인프라를 파괴해, 가자시티 같은 도시 전체를 민간인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고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현지 외신 기자들이 직접 공격을 받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외신들의 비난도 거세다. 로이터는 지난 10월 13일 레바논 남부에서 자사 기자가 한 명 사망하고 AFP·알자지라 등의 기자 6명이 부상을 입은 공격과 관련해 이스라엘 군대만 사용하는 전차 포탄이 사용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이스라엘·이집트 당국에 기자들이 라파 국경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아랍권 일간 ‘알 아라비 알 자디드’는 최근 자사 기자가 이스라엘군에 구금됐다며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