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이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의 군사 진지에 대한 공습을 실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예멘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을 계기로 지난해 말부터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기습 공격해왔는데, 이에 대한 첫 군사적 대응이다.
1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과 영국이 예멘 후티 반군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후티가 장악하고 있는 예멘의 수도 사나와 항구 도시 호데이다에서 대규모 폭발이 보고됐다.
후티 반군 관계자는 수도 사나, 사다, 다마르 시, 호데이다주 등 전국에 걸쳐 공습이 이루어졌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예멘 호데이다 주민 3명은 로이터통신에 “후티군이 대규모로 배치되고 군용 트럭이 이동하는 등 이미 11일 저녁부터 도시가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며 “후티 군사 기지와 캠프도 대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습은 후티 반군의 군사력을 저하하고 세계 무역의 중요한 항로인 홍해에서 미국과 국제 선박을 방어하고 보호하기 위한 취지라는 게 미국 측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이번 공격이 항공기, 선박, 잠수함을 통해 수행되고 있다”며 “호주, 캐나다, 바레인, 네덜란드가 작전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12개 이상의 목표물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이번 공습은 단순한 상징 이상을 의도했다”고도 했다. 목표물에는 물류 허브, 방공 시스템, 무기 보관 및 발사 장소가 포함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번 공습은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후티 반군에 대한 보다 공격적인 행동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중동을 통한 다국적 순방을 마친 지 몇 시간 후에 이루어졌다.
11일 오전 후티 반군은 아덴만을 지나던 상선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미 당국자들은 이번 공격이 지난해 11월 19일 이후 후티 반군의 국제 선박에 대한 27번째 공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같은날 걸프 해역(페르시아만)과 이어진 오만만에서 미국의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 이란 매체는 “이란 해군이 오만만 해역에서 미국 유조선을 나포한 것은 법원 명령에 따른 것”이라며 “해당 유조선이 올해 이란의 석유를 훔쳐 미국에 제공했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 더타임스는 후티 반군을 겨냥한 군사개입이 임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매체에 따르면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이날 저녁 내각 장관 회의에서 이를 보고하고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승인했다. 매체는 후티 반군 기지에 더해 전투기와 군함 등도 목표물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