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에 이어 미 육군도 여군 두발·복장 규정을 대폭 완화했다. 허용하는 헤어스타일의 범위를 다변화하고, 여군들이 전투복 차림으로도 귀걸이를 달고, 립스틱을 바르며, 손톱 색깔을 낼 수 있게 했다. 엄마 군인들을 위한 모유 수유 규정도 관련 대폭 완화했다.

지난해 독일 주둔 미군 소속 한 여군이 얼굴에 위장크림을 바르고 있는 모습. /미 육군 홈페이지

미 육군은 이 같은 내용의 복장 및 두발 규정 개정안을 발표하고 다음달 24일부터 적용한다고 26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으로 여군들은 군복 차림으로도 한결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우선 여군들에게 적용되던 머리카락의 최소길이(0.25인치·약 0.7㎝) 규정이 철폐됐다. 만화주인공 ‘빨간머리앤’처럼 양갈래로 땋은 머리, 흔히 ‘레게머리’라고 알려진 콘웨어스타일 등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동시에 구현할 수도 있게 된다.

육군은 전통적으로 여군이라도 전투모 바깥으로 머리칼이 빠져나오지 않는 짧은 머리모양을 선호했다. 그래서 머리칼이 긴 여군들은 이를 틀어서 둥글게 말아올리는 번 헤어(bun hair)를 주로 했다. 하지만 번 헤어를 하는게 불가능할 경우에는 이를 묶어서 뒤로 늘어뜨리는 말총머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운동복을 입고 체육 활동을 할 때나 전투 헬멧을 착용할 때도 상황에 따라서 말총머리를 할 수 있게 됐다.

미군 공수부대 소속 여군 장병들이 장비와 복장을 점검하고 있다. /미 육군 홈페이지

야전 훈련이나 전쟁 관련 임무, 위생이 열악한 상황이 아닐 경우 여군들은 전투복 차림으로도 귀걸이를 할 수 있게 됐다. 색깔이 지나치게 강렬하지 않은 범위에서 립스틱을 바르거나 손톱에 색깔을 칠하는 것도 허용된다.

엄마 군인을 위한 모유 수유 규정도 개선됐다.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모유 수유 또는 유축 중인 여군은 신체 상황에 맞도록 특별히 디자인된 내의를 군복 안에 입는 것이 허용됐다. 근무복을 입은 상황에서도 언제나 아이에게 편안하게 젖을 물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번 복장·두발 규정을 발표한 게리 브리토 육군 인사담당 부참모총장은 “육군은 모든 병사와 민간인들의 경험과 배경을 수용하는 신뢰의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공군은 지난 23일 여군들에게 두갈래로 땋은 머리나 말총머리를 하고 복무할 수 있도록 하는 두발규정 개정안을 발표하고 역시 다음달부터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