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살을 빼게끔 강제하는 의료기구가 개발됐다. 입을 2㎜까지만 벌릴 수 있게 제한해 액체만 마시게 하는 방식이다.

이에 네티즌들이 “소름 끼친다” “기괴하다” 등 비판을 쏟아내자, 연구진은 “의료적으로 체중을 줄여야 하는 경우 유용하다”고 해명했다.

/오타고대

뉴질랜드 오타고대 측은 28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오타고와 영국의 연구진들은 전 지구적인 비만 확산에 맞서는 세계 최초 체중감량 장치를 개발했다”며 “입 안에 장치를 설치해 유동식 다이어트(liquid diet)를 하도록 통제한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지난 25일엔 연구지 ‘브리티시 덴탈 저널'에 논문을 발표해 “폐쇄 자기장 자석으로 입이 열리는 것을 제한하는 기계적 장치를 장착한 7명의 참가자들은 2주 동안 유동식 다이어트를 진행했다”며 “평균적으로 참가자 몸무게의 5.1%에 해당하는 6.36kg 감량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덴탈슬림 다이어트 컨트롤’(DentalSlim Diet Control)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장치는 자석이 달린 금속 부품을 각각 아래위 어금니에 볼트 나사로 고정하는 방식이다. 장치를 착용하면 치아 사이가 2㎜ 이상 벌어지지 않아 액체를 제외한 음식은 먹을 수 없다.

식이요법을 통한 체중 감량이 강제되는 것이다. 다만, 숨쉬거나 말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논문에는 “참가자들은 결과에 만족했고 체중을 더 감량하겠다는 동기를 얻었다”고 기재됐다.

/오타고대

NZ헤럴드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타고 건강과학대 수석 부총장 폴 브런톤 교수는 “1980년대 비만 환자들에게 외과 수술로 줄을 달아 턱을 못 열도록 했던 치료보다 덜 외과적이고 덜 위험하고 보다 인도적인 방식”이라고 했다.

또 “구토로 질식할 위험을 막기 위해 비상시 장치를 풀 수 있도록 했는데, (이번 실험에서) 아무도 그러지는 않았지만 한 환자는 초콜릿을 녹여 먹고 탄산음료를 마셨다고 털어놨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제발 부끄러운 줄 알라” “아이들에게 과학 시간에 윤리를 가르쳐야 하는 이유” “전문가들은 주당 0.6~0.9kg 감량이 적절하다는데, 도대체 뭐하는 건가” “유동식 다이어트에 고문 장치가 필요한 건 아니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학 측은 “장치는 신속한 다이어트나 장기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니다”며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체중을 감량하지 않으면 수술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또 “2~3주 후면 자석을 풀고 장치를 제거할 수 있다”며 “그러고 나서 전문가 조언을 받아 보다 덜 통제적인 다이어트 단계를 밟아가는 것을 염두에 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