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팬더 보이스'와 '인 디펜스 오브 애니멀'이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공개한 야야와 르르의 모습./Change.org 홈페이지

미국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21)가 미 테네시주 멤피스 동물원의 판다 학대 의혹을 제기하면서 “판다들을 고향인 중국으로 돌려보내자”고 주장했다. 액션뉴스 등 현지 매체는 “아일리시가 판다들의 중국 귀환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고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빌리 아일리시가 귀환운동 나선 멤피스 동물원 판다

아일리시가 구출을 요구하는 판다는 ‘야야’와 ‘르르’다. 이들은 2003년 중국 베이징에서 건너왔지만, 멤피스 동물원에서 18년 동안 학대에 가까운 방치를 당하고 있다. 두 판다 모두 영양실조, 피부병뿐만 아니라 감금으로 인한 심각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제 동물 보호 비영리단체인 ‘인 디펜스 오브 애니멀즈(IDAUSA)’는 지난 7일 ‘야야’와 ‘르르’의 중국 귀환을 위해 캠페인 영상을 제작했고, 아일리시는 이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면서 힘을 실었다. 야야와 르르의 중국 귀환을 위한 서명운동에는 현재까지 전 세계 11만여 명이 참여했다.

최근 학교 폭력 피해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곡으로 주목받고 있는 빌리 아일리시의 ‘데어포어 아이 앰’. /빌리 아일리시 인스타그램

Z세대(1996~2010년 출생)인 아일리시는 그동안 동물권 보호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해 5월 패션 잡지 보그 인터뷰에서는 2014년부터 ‘비건(Vegan·육류와 달걀 등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으로 살고 있다고 밝혔다. 아일리시는 2020년 19세의 나이로 ‘그래미 최연소 본상 4관왕’을 거머쥐며 팝계를 휩쓸었다.

멤피스 동물원의 판다 학대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베이징동물원과 중국동물원협회(CAZG)이 “1년 내내 죽순을 먹이는 등 기본적인 판다 관리를 하라”고 직접 권고하기도 했다. 중국은 1984년부터 세계 각국에 돈을 받고 판다를 장기 임대하고 있는데, 야야와 르르도 그중 하나다. 멤피스 동물원은 “매달 CAZG에 두 판다의 건강 상태를 보고하고 있다”며 학대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판다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얻었다”며 “야야는 단지 조금 특별해 보일 뿐, 건강하다고밖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플뢰르 다우스 IDAUSA 대표는 “아일리시의 참여가 야야와 르르가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