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 데이를 앞두고 영국의 한 동물원이 멸종 위기인 ‘바바리 원숭이’의 짝짓기를 돕기 위해 가수를 불렀다. 짝짓기에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현지 스태퍼드셔주 티텐서에 위치한 동물원 ‘트렌트헴 몽키 포레스트’는 바바리 원숭이의 짝짓기를 돕기 위해 가수 데이비드 라지를 지난 6일 불렀다. 라지는 미국 유명 가수 ‘마빈 게이’ 모창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흰색 정장을 입은 라지는 동물원을 찾아 마빈 게이의 인기곡들을 원숭이 앞에서 열창했다. 원숭이들은 처음 본 그를 공격하거나 피하는 대신 가만히 자리를 지켰다. 일부는 몸단장을 하거나 평소보다 많은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물원 측은 “원숭이들이 라지가 부른 사랑 노래에 푹 빠졌다”며 “노래가 전하는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애정을 드러내도록 격려하는 창의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바바리 원숭이는 주로 늦봄과 초여름 사이에 출산한다”며 “결과는 아무도 모르지만, 많은 아기 원숭이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동물원이 동물의 짝짓기를 위해 가수까지 불러가며 돕는 이유는 바바리 원숭이가 멸종위기종이어서다. 인간을 제외하고 유럽에서 유일한 영장류인 바바리 원숭이는 2008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벌목으로 서식지가 줄어드는 등의 이유로 현재는 유럽 전역에 1만2000~2만1000마리 정도 남은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