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 베타 시스템의 결함으로 추정되는 장면을 유튜브에 올린 자사 직원을 해고했다. FSD는 주행보조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에 차선 자동 변경, 자동 주차, 차량 호출 기능 등을 추가한 것이다. 1만2000달러(약 1400만원)를 일시불로 내거나, 월 199달러(24만원)의 구독료를 지불하면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15일(현지시각)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테슬라 오토파일럿팀 소속 직원이었던 존 버널은 지난달 사측으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았다. 2년간 테슬라에서 일했던 그가 개인 유튜브 채널에 FSD를 평가하는 영상을 올린 직후였다.
버널은 지난달 5일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시내에서 전기차 ‘모델3′를 직접 몰며 자사의 FSD 시스템을 시험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다. 이 영상에는 FSD 베타 기능을 켠 모델3가 우회전을 하자마자 도로 경계를 표시하는 철제 기둥과 충돌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에는 “이 시스템은 80대 노인이 운전하는 것 같다” “이런 기능을 1만 달러 이상 주고 이용하다니” “도로 위의 기둥도 인식하지 못하는 건가” 등의 부정적인 댓글이 달렸다.
매니저는 버널에게 계약 종료 사실을 전하며 “FSD 기능을 부적절하게 사용했고 리뷰 동영상을 게재한 것이 이해관계 충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테슬라는 버널의 FSD 계정도 차단했다.
버널은 “FSD 베타 기능의 장단점을 평가한 것뿐이고 회사 기밀을 공개한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해당 영상은 근무시간이 아닐 때 촬영한 것이며, 모델3와 FSD 시스템도 모두 개인적으로 구매해서 이용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또 “회사 정책에 소셜미디어에 제품 후기를 금지하는 규정은 없었다”고 했다.
CNBC는 “테슬라는 차량 결함 등 내부의 문제를 외부에는 숨기려는 관행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자신을 ‘언론 자유주의자’라고 칭한다. 그러나 테슬라는 고객과 직원들에게 자동차 관련 문제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은 피해달라고 오랫동안 요청해왔다”고 했다.
테슬라는 FSD 베타 시스템을 개발한 뒤 직원과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도로 주행 테스트를 허용했지만, FSD 기능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도록 하는 비밀유지 계약을 강요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버널은 지난해에도 FSD 시스템 결함으로 추정되는 주행 영상을 올렸는데, 이 영상은 조회수 25만회를 넘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