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각) 오전 7시쯤 알래스카 최대 도시 앵커리지 인근 라지산에서 길게 솟은 구름으로 추정되는 기둥을 목격한 시민들이 올린 사진 중 일부. 이 기둥의 끝에는 정체불명의 물체(빨간색 원)가 있다. /페이스북

“UFO(미확인비행체)를 봤어요” “비행기가 추락한 거 같아요”

미국 알래스카 하늘을 가른 정체불명의 기둥이 여러 시민에게 목격됐다. 신고가 이어지자 현지 경찰은 관련 지역 인근을 수색하기도 했다.

9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7시쯤 알래스카 최대 도시 앵커리지 인근 라지산에서 길게 솟은 기둥을 목격한 시민들은 현지 관계 당국에 비행기 추락 사고가 의심된다고 신고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촬영한 각도나 시점에 따라 모습은 다르지만 길게 솟은 구름으로 추정되는 기둥이 있다. 마치 용오름 현상처럼 길게 이어졌다. 이중 일부 사진을 보면 하늘에서 시작한 이 기둥의 끝에는 빛을 내는 정체불명의 물체가 있다. 이를 두고 “UFO다” “비행기가 추락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같은 날 오전 11시쯤 알래스카주경찰은 해당 지역을 수색한 결과를 발표했다. 주경찰 측은 “비행기 추락 사고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이어져 해당 지역에 구조팀을 보내 수색했지만 의심스러운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사진이 찍힌 시점에 뉴욕 JFK 공항으로 가는 항공기가 이 지역에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항공기의 비행운과 일출이 결합해 독특한 광경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보잉 787 드림라이너이 비행운을 만드는 모습. /유튜브

그러나 일부 현지 네티즌들은 주경찰 공식 입장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알래스카주경찰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알래스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일반적인 비행기는 위에서 아래로 날지 않는다” “이전에 본 비행운 모습과 다르다” “정부가 UFO의 존재를 숨기는 것 아니냐”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이에 보잉 787 드림라이너의 비행운 영상 등을 공유하며 “음모론을 멈춰라”는 반박도 나왔다.

비행운은 제트엔진으로 추진하는 항공기인 제트기의 뒤를 따라 꼬리 모양으로 생기는 구름이다. 제트엔진을 통과하면서 단열팽창 과정을 거친 고온의 공기가 대기 중의 수증기를 응결시키며 곧바로 구름이 생긴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 비행운은 고도 8000m 이상의 대기에서 온도가 영하 38도 이하일 때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