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당한 민간인을 태운 차를 몰고 대피한 15세 우크라이나 소녀 리사 체르니셴코 / 데일리메일

우크라이나의 15세 소녀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부상당한 주민들을 차에 태우고 대피한 사연이 전해졌다.

7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지난 6일(현지시각) 텔레그램을 통해 이같은 사연을 전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루한스크주 포파스나에 사는 리사 체르니셴코다. 그는 지난 5일 러시아군의 공격을 피해 성인 남성 3명, 또 다른 여성 한 명과 함께 차로 탈출할 계획이었다. 포파스나는 돈바스 내 격렬한 교전이 펼쳐진 곳 중 하나다.

그러나 대피 도중 러시아군이 포탄을 쏘면서 운전자를 포함한 남성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결국 운전 면허도 없는 이 소녀가 차를 몰았다고 한다. 우크라이나에선 18세 이상부터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피난길은 쉽지 않았다. 체스판처럼 지뢰가 깔려 있는 곳을 지나야 했고, 중간에 러시아군의 총격을 받으면서 체르니셴코는 다리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총격 당시 차의 엔진이 꺼지기도 했다. 그러나 체르니셴코는 운전대를 놓지 않았다. 그는 “긴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운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모두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26일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루한스크주 포파스나/EPA연합뉴스

체르니셴코는 다친 다리로 20마일(약 32㎞)을 운전해 이동했고, 우크라이나 군에 발견돼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의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 덕분에 성인 4명도 무사히 목숨을 구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체르니셴코와 함께했던 이들은 가족이 아니었으며, 그는 7년 전 어머니를 여의고 포파스나에선 대모와 함께 살아왔다고 전해진다.

한편 체르니셴코가 대피했던 바흐무트는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 집중 공세를 가하며 지난 6일 2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