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시각)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중국 로켓 CZ-2F 잔해가 추락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과 모로코 상공에서 불덩이가 쏟아지는 장면이 목격됐다. 현지 주민들은 유성우나 UFO라고 추측했으나, 불덩어리의 정체는 중국 로켓 잔해로 밝혀졌다.

2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모로코월드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과 모로코 사이 지중해 해협에서 전날 오전 12시30분쯤 유성우를 봤다는 목격담이 소셜미디어에 속속 올라왔다. 이 불덩어리는 북동쪽 방향으로 날다가 무르시아 해안에서 약 100㎞ 떨어진 곳에서 사그라들었다. 이 광경은 2분간 목격됐다고 한다.

지난 21일(현지시각)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중국 로켓 CZ-2F 잔해가 추락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화염에 휩싸인 물체 서너 개가 꼬리를 그리며 밤 하늘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담겼다. 스페인 남부 그라나다에서 이 장면을 본 미구엘 크루즈는 로이터통신에 “여태껏 하늘에서 본 것 중 가장 장관이었다”고 전했다. “안방 침대에 누워있는데 창밖으로 유성이 떨어지는 게 보였다” 등의 글도 트위터에 올라왔다.

그러나 스페인 안달루시아 천체물리학연구소는 이 불덩어리가 중국 로켓 ‘창정-2F’의 상단부 잔해가 추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5일 승무원 3명을 태운 유인우주선 ‘선저우 14호’를 로켓 ‘창정-2F와 ‘야호-14호’에 실어 발사했다. 이후 로켓 잔해가 우주를 떠돌다 지구 대기권에 진입한 것이다. 창정-2F의 낙하 장면은 모로코와 포르투갈 등에서도 목격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로켓 잔해는 대부분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전소되지만, 대기권을 통과해 지상으로 떨어지면 인명 피해를 낳을 우려가 있다. 앞서 2018년에는 중국의 우주정거장 ‘톈궁 1호’ 잔해가 남태평양 중앙부 해상으로 떨어진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 로켓 ‘창정 5B’ 잔해 추락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중국에 책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창정 5B’ 일부 잔해는 결국 인도양에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