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사막 한복판에 길이 100㎞가 넘는 ‘직선 도시’가 생긴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계획도시 ‘네옴’에 길이 120㎞, 최대 높이 488m의 구조물 ‘미러 라인’(Mirror Line)을 세울 계획이다. 건물 길이는 서울에서 세종시에 달하는 직선거리와 비슷하다.
그리스어와 아랍어로 ‘새로운 미래’라는 뜻의 네옴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고 있는 미래 도시 건설 프로젝트다. 북서부 홍해 인근 2만6500㎢ 부지에 들어선다. 직선 도시 ‘더 라인’, 첨단 산업단지 ‘옥사곤’, 친환경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으로 구성되는데, 더 라인의 핵심이 미러 라인이다.
WSJ가 공개한 ‘미러 라인’의 조감도를 보면, 두 개의 건축물이 평행하게 뻗어있는 형태다. 건물 외벽은 거울처럼 반사되는 유리로 이뤄져 있다. ‘미러 라인’ 안에는 수직 농장, 스포츠 경기장, 요트 정박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완공되면 최대 500만명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러 라인의 끝에서 끝까지는 고속열차를 이용하면 20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1조달러(약 1308조원)를 투입해 건물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미러 라인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와디스사막 지하수의 흐름을 방해하고, 이 지역에 서식하는 새와 동물의 이동을 막는 등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 자금 조달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우디는 제다에 1007m 높이의 제다 타워를 2013년 짓기 시작했으나, 불투명한 사업성과 코로나 여파 등으로 2018년 1월 이후 공사를 중단했다.
WSJ는 지난해 1월 발표된 건축물 영향 평가보고서를 인용해 “‘미러 라인’ 건설은 단계적으로 시행돼야 하며 전체 완공까지는 50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