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한 총격범이 배우 뺨치는 연기력으로 경찰을 속이는 일이 발생했다. 포위망이 좁혀오자 지나가던 행인의 친구 행세를 하며 경찰의 눈을 피한 것이다.
일간 라 나시온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북부 마나티알레스에서 남성 A(36)씨는 아들 친구의 부모에게 총을 쏘고 도주했다. 범행에 앞서 A씨는 아들을 태우기 위해 학교에 갔다가 주차 문제로 이 학부모와 말다툼을 벌였다. 분을 못 이긴 A씨는 언쟁을 벌인 상대의 집에 찾아가 다리에 총을 쏜 뒤 은색 푸조 차량을 타고 달아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씨가 탄 차량을 쫓으면서 추격전이 벌어졌다. 한참을 달린 도주 차량은 코르도바 지역의 한 공터에서 포위됐다. 그런데 경찰이 체포하려고 보니, 차 안에는 공범만 있을 뿐 A씨는 오간데 없이 사라졌다. 체포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빨간 재킷이 A씨가 남긴 흔적 전부였다.
이후 경찰은 CCTV를 통해 A씨가 도주한 경위를 알게 됐다. A씨는 막다른 길에 다다르자 달리던 은색 차량 조수석에서 뛰어내렸다. 이어 A씨는 경찰차가 보이자 지나가던 한 남성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말을 걸기 시작했다. 경찰차는 친구로 보이는 두 사람을 의심하지 않고 지나쳤다. A씨는 경찰차가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이내 입고 있던 옷을 버리고 도망쳤다.
조사 결과 A씨는 범죄 이력이 있었다. 이날 이후 A씨의 소재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