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의회에서 언쟁을 벌이던 여야 의원간 난투극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임신 중이던 여성 의원은 동료 남성 의원에게 배를 맞아 유산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폭력 사태는 지난 1일(현지시각) 세네갈 의회에서 내년 법무부 예산안을 심의하던 중 발생했다. 야당 연합 ‘YAW’ 소속 하원의원 마사타 삼브가, 여당 연합 ‘BBY’의 에이미 은디아예 그니비 의원의 뺨을 때린 것이다. 이에 은디아예도 반격하면서 집단 난투극으로 번졌다.
양측 갈등이 촉발된 건 지난달 27일 은디아예의 발언이다. 야당을 이끄는 무슬림 지도자가 마키 살 현 대통령의 3선에 반대하자, 은디아예가 “약속을 어기고 대통령을 무시했다”고 말하면서 야당의 격한 항의를 받았었다.
삼브도 이날 연설에서 거듭 은디아예를 비판했는데, 은디아예가 “저런 말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비웃었다고 한다. 이에 격분한 삼브가 은디아예 앞으로 다가와 뺨을 때렸고, 그의 돌발 행동에 동료 의원들 수십명이 뛰쳐나오면서 장내는 혼란해졌다.
은디아예 역시 삼브를 향해 의자를 던지는 등 맞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야당 남성 의원으로부터 복부를 발로 가격당했다. 은디아예는 기절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변호사 측은 현재 임신 중인 은디아예가 아기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서아프리카에서 가장 안정적인 민주주의를 누리는 국가로 꼽히는 세네갈은 이번 사태로 충격에 빠졌다. 특히 최근 현지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 반대’ 운동이 일고 있었던 탓에, 이번 사태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한 일간지는 “공화국에 대한 공격”이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을 보도했다.
수사당국은 은디아예 의원을 폭행하고 잠적한 의원 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