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보이그룹 백스트리트보이즈 멤버 닉 카터(42)가 20여년 전 장애인 여성 팬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9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닉 카터 측은 이날 성명을 내고 최근 불거진 과거 성폭행 의혹을 반박했다. 카터 측 대리인은 “21년 전 성폭행 당했다는 여성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법적으로도 가치가 없다”고 했다. 이어 “해당 여성은 몇 년 동안 반복적으로 카터에 대해 거짓말을 해왔다”며 여성의 변호인이 이런 행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자폐와 뇌성마비를 앓는 여성 섀넌 루스(39)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21년 전 카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카터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고소장에서 루스는 2001년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열린 백스트리트보이즈 콘서트가 끝난 후 이같은 일을 당했다고 했다. 카터가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리던 자신을 투어 버스로 데려가 성폭행 했다는 것이다.
루스는 카터가 ‘VIP 주스’라며 크랜베리 주스와 술이 섞인 음료를 자신에게 건넸으며 구강 성교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카터가 성폭행 후 자신을 향해 ‘덜떨어진 X’이라는 욕설을 했다고도 했다. 또 루스는 이 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됐다고 말했다.
피해를 뒤늦게 털어놓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카터의 협박 때문에 고발하지 못했다”고 했다. 당시 카터가 “네 인생을 망칠 힘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등을 돌리게 하겠다”며 겁을 줬다는 것이다. 루스는 “그때는 이 일을 말하면 정말 감옥에 갈 줄 알았다”고 말했다.
루스는 “내게 지난 21년은 고통, 혼란, 좌절, 수치심, 자해로 가득했다”며 “이는 카터가 나를 성폭행했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물”이라고 했다. 이어 “비록 나는 자폐증과 뇌성마비를 앓고 있지만, 내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건 카터가 내게 한 짓”이라고 말했다.
카터가 루스의 주장을 부인하고 나섰으나 여파는 이어지고 있다. ABC 방송은 백스트리트보이즈 멤버들이 출연한 크리스마스 특집 프로그램을 오는 14일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논란 이후 취소했다.
한편 카터는 2017년에도 비슷한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걸그룹 드림의 멤버 멜리사 슈만이 18살이던 15년 전 성인이었던 카터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공소시효가 이미 지나 카터가 정식 기소되지는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