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정돈 하나로 성공한 사람이 있다.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는 격언을 남긴 일본의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38)다. 그는 물품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설렘을 주는 건 남기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과감히 버리라고 강조한다. 이런 정리법을 담아 2011년 출간한 저서 ‘정리의 힘’은 세계적으로 1200만부가 팔렸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넷플릭스 리얼리티 프로그램까지 나오면서 미국에 미니멀리즘 열풍을 일으켰다.
그런 곤도가 최근 정리 정돈을 포기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 26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집은 현재 엉망진창이다. 더 이상 정리 정돈은 내게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곤도는 세 명의 아이를 얻으면서 서서히 정리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큰딸이 태어난 직후 이전처럼 정리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견딜 수 없었다. 둘째 딸을 낳은 뒤에는 완벽한 정리에 대한 욕구를 내려놓았다”고 했다. 이어 “2021년 셋째 아들을 낳은 뒤에는 어느 때보다 바빠서 매일 정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곤도는 대신 완벽한 정리보다 중요한 일상의 행복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집안이 다소 어지럽혀져 있어도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는 뜻이다. 그는 세 아이가 함께 노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해져서 당장 어질러진 물건을 치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청소는 아이들이 잠든 후 언제든 해도 되는 일이지만 육아의 기쁨은 미룰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곤도는 “현시점에선 이게 맞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곤도의 고백은 자녀를 둔 전 세계 주부들에게 공감을 받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는 “가장 현실적인 기사다” “곤도의 말 한 마디에 해방감을 느꼈다” “우리집만 난장판인 줄 알았다” “이해된다. 아무리 치워도 너저분해지는 데 5초도 안 걸린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