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음식점들이 학생들의 ‘위생 테러 행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식당 종업원 몰래 공용 물품이나 음식에 타액을 묻히는 모습을 영상을 촬영한 뒤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 남학생이 회전초밥 레일 위를 지나는 음식에 침을 묻혀 논란이 된 데 이어, 이번에는 침이 잔뜩 묻은 젓가락을 통에 넣는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19일부터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고 있다. 젓가락을 손에 가득 쥔 한 남성이 종업원의 눈치를 보더니 이내 자신의 입에 넣었다 빼는 내용이다. 이 남성은 타액이 묻은 젓가락들을 식탁 위에 놓인 통에 다시 집어넣고선 히죽거린다. 이 모습을 촬영하는 친구의 웃음소리도 들린다. 자막에는 ‘역시 형님’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영상 속 식당은 오사카에 본사를 둔 라멘 프랜차이즈 업체 ‘도톤보리 카무쿠라’로 알려졌다. NHK에 따르면, 라멘 업체 본사는 19일 공식 성명을 내고 “어느 점포에서 이런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며, 피해 점포에 대해선 전체 소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상 속 남성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대응을 하겠다”며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해치는 중대한 사안이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현재 이런 행위를 저지른 남학생의 이름과 나이는 소셜미디어에서 유포되고 있다. 아울러 재발 방지를 위해 젓가락이나 탁자 위에 놓인 양념통 등을 개별 포장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더 이상 식당에서도 안심하고 먹을 수 없다” “이제 식당을 갈 때도 개인 수저를 들고 다녀야 하나”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이런 영상을 버젓이 올린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본 현지에선 동영상 플랫폼 ‘틱톡’ 등을 중심으로 음식점에서 도 넘은 장난을 즐기는 영상들이 올라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영상들은 특히 올해부터 급격히 늘어났다고 한다. 지난달에는 한 남학생이 회전초밥 프랜차이즈 가게에서 비위생적인 행동을 해 논란이 됐다. 이 남학생은 레일 위의 초밥에 자신의 침을 바르는가 하면, 와사비를 몰래 더 넣었다. 또, 다른 손님들과 함께 쓰는 간장 통과 물컵 등을 혀로 핥기도 했다.
초밥 테러 영상이 확산하면서 해당 업체의 위생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결국 업체의 주가가 떨어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업체는 영상 속 남학생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카메이 마사키 변호사는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문제의 행동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행위는 영업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손님이 초밥을 먹지 못하게 끔 대량의 와사비를 얹은 행위는 기물파손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토미모토 카즈오 변호사는 법률매체 변호사닷컴을 통해 “이번 사건의 가해자는 악의가 분명히 있어 보인다는 점에서 업체가 거액의 손해배상액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남학생의 행동으로 식당이 간장을 전부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주가 하락 등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반면 해당 초밥업체의 주가는 원래 등락이 있었기 때문에 가해자의 행위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인과관계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당시에도 이 남학생의 신상이 알려지면서, 그가 다니는 고등학교로 민원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이에 해당 학생은 “더 이상 민폐를 끼칠 수 없다”며 학교를 자퇴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