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톱배우 판빙빙(范氷氷)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5년 전 불거진 탈세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미 연예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판빙빙은 23일(현지 시각)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영화 ‘그린 나이트’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2012년 영화 ‘로스트 인 베이징’으로 베를린을 찾은 뒤 10년 만의 재방문이다. 이 자리에는 한슈아이 감독과 배우 이주영도 함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5년 전 판빙빙의 탈세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사회자가 “영화와 관련 없는 질문은 삼가달라”고 제지했으나, 판빙빙은 오히려 “괜찮다. 나는 집에 있었고 걱정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답했다.
판빙빙 탈세 논란은 2018년 중국 관영 CCTV출신 방송인 추이융위엔의 폭로로 불거졌다. 당시 추이융위엔은 “판빙빙이 4일간 공연하고 6000만위안(약 113억원)의 출연료를 받았으나, 이중계약서를 통해 이를 은닉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판빙빙이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실종설, 망명설까지 제기됐었다.
판빙빙은 탈세 혐의를 인정했다. 중국 세무총국과 장쑤성 세무국은 판빙빙이 이중 계약서, 수입 은닉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내지 않은 세금 2억5500만위안(약 414억원), 그 금액의 2배 수준인 벌금 5억9600만위안, 연체금 3300만위안을 합쳐 총 8억8400만위안(약 1437억원)을 물렸다. 중국 세법에 따르면 탈세액의 최대 5배까지 벌금을 물릴 수 있다. 판빙빙은 이 거액의 추징금을 완납했다.
이와 관련 판빙빙은 기자회견에서 “사람의 인생은 오르락내리락하기 마련이다. 바닥을 찍더라도 서서히 꾸준히 다시 위로 올라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과정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고 세상과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돌이켜보면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지금은 모든 게 괜찮다”라고 말했다.
판빙빙은 중국 드라마 ‘황제의 딸’, ‘양귀비의 대당부용원’, ‘절대쌍교2005′, 영화 ‘휴대폰’, ‘도화선’ 등에 출연해 인기를 모았다. 2012년에는 할리우드에 진출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등에 출연했다. 베를린 초청작 ‘그린나이트’에선 보안 검색대에서 일하는 중국 이민자 진샤(판빙빙 분) 역할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