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강력한 코로나 방역정책을 완화한 이후 부동산 투자나 거주 목적으로 태국을 찾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 봉쇄로 중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데다 당국이 부동산과 IT기술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자, 이를 피해 경제적으로 전망이 밝고 문화적으로 친숙한 태국으로 이민을 가려 한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말 제로코비드 완화 이후 중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동남아시아가 뜨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중국 중상위층은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머물며 중국의 경제적 압박에 대비하고 미래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부동산 업체에 ‘당장 중국 밖에서 거주할 곳이 있느냐’는 문의도 급증했다고 한다.
특히 중국인들이 눈독을 들이는 대표적인 국가가 태국이다. 태국은 방콕이라는 대도시가 있고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 음식이나 문화도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편이라고 한다. 글로벌 부동산기업 주와이IQI는 지난해 12월 중국이 방역을 완화하자마자 태국이 중국인의 인기 부동산 투자처 3위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또 태국은 외국인이 합법적으로 집을 살 수 있다. 현재 약 3만명의 중국인이 태국에서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허난성에서 미디어 분야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애덤 챈(35)은 지난해 8월 태국으로 떠났다. 그는 코로나 봉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주할 장소를 물색했는데 태국의 주택이 한 채당 300만~400만 바트(1억1000~1억5000만원)라는 점을 알고 이주지를 태국으로 결정했다. 애덤 챈 부부는 방콕의 주택 2채를 포함해 태국에서 총 5채의 주택을 매입했다. 챈은 “태국이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안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부동산 투자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18년 전 태국으로 이민을 간 중국 구이저우 출신 마이크 댜오(36)도 이미 6채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그는 “임대에 관한 법적 규제들이 거의 없고 임대 수입이 안정적”이라며 “태국 부동산 시장은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로 중국에 갇혀있던 이들이 태국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됐다”면서 “지리적으로 가깝고 자산을 분산시키면서도 안정적인 나라라는 인상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싱가포르 CIMB은행의 송성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인들이 위험 분산하고 기회가 있는 나라들로 재산을 옮기고 싶어한다”며 “일부는 중·미 관계에 따른 경제 침체를 우려하는데 태국은 이런 지정학 리스크에 휘말릴 가능성이 낮은 제3국”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