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심복인 람잔 카디로프(46) 체첸공화국 수장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디어 등을 통해 노출되는 빈도가 이전보다 줄었고, 최근 공개된 사진을 보면 얼굴이 퉁퉁 부어있다. 그가 신부전증을 앓고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국 메트로 등 외신은 6일(현지 시각) 카디로프가 신장 질환을 앓고 있으며 건강이 매우 위독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된 카디로프의 최근 사진을 보면, 얼굴이 부은 모습이다. 1년 전 사진과 비교하면 같은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카디로프의 외부 활동도 줄었다. 그는 지난달 2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정 연설에 불참했다. 지난주에는 그의 10대 아들이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비공개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로 신문은 “카디로프가 은퇴 전 후계 자리를 논의하려고 (아들을) 푸틴에게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카자흐스탄 언론인인 아자마트 마이타노프도 지난 1일 텔레그램을 통해 카디로프가 말기 신부전증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타노프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신장질환 전문의 야신 이브라힘 엘샤핫 박사가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 도착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했다. 독살 가능성 때문에 러시아가 아닌 UAE의 의사를 일부러 찾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카디로프가 독극물에 중독됐다는 주장도 있다. 러시아를 떠나 이스라엘로 망명한 레오니드 네즈블린은 “신장 문제는 독극물 중독 증상으로 볼 수 있다”며 “카디로프가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카디로프는 GRU(러시아 군정보기관)에 가까운 장군들을 비롯해 너무 많은 적들을 만들었다”고 했다.
GRU는 신경안정제를 이용해 정적에 대해 독살 시도를 해왔다. 2018년 영국 솔즈베리에서 전직 러시아 스파이를 독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카디로프는 지난해 10월 동부 요충지 리만을 우크라이나에 빼앗기자 “지휘부를 이등병으로 강등하고 최전방으로 보내야 한다”며 러시아 군 지휘부를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카디로프는 2004년 피살된 부친 아흐마트 카디로프를 이어 2007년부터 체첸을 통치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 충성하는 대가로 체첸 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체첸 국가근위대(내무군) 부대를 전장에 보내는 등 러시아군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쟁 중 저위력 핵무기 사용을 주장하거나, 미성년자 세 아들을 참전시키겠다며 푸틴에게 충성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