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정부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화염에 휩싸인 거리를 바라보며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는 프랑스인들의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틱톡에는 이런 내용의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영상을 보면 거리 한복판에서 쓰레기가 불에 타고 있는데도 한 커플은 야외 탁자에 앉아 무심하게 와인을 마시며 대화에 집중하고 있다. 인근 식탁에 앉은 또 다른 여성도 휴대폰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다. 불길이 치솟고 폭발음이 들리지만 이들은 동요하지 않고 하던 일을 이어갔다.
해당 영상은 시위가 격렬했던 지난 23일(현지시각) 프랑스 남부 보르도의 빅투아르 광장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한다.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 진행된 연금개혁 반대 시위에는 100만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위대는 인근 상점 창문을 부수거나 거리의 쓰레기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보르도에선 시청 정문에서 시위대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은 1시간여 만에 꺼졌다.
지난 20일에도 화염에 휩싸인 거리를 배경으로 식당 손님들이 시끌벅적하게 식사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오며 화제가 됐다. 일간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이 영상은 프랑스 중부도시 생테티엔의 한 피자 가게에서 포착된 것이라고 한다. 당시 시내 중심가에서 수백명이 시위를 벌이며 쓰레기통에 불을 붙였고,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가스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 식당 관계자는 “식당 밖에서 쓰레기통이 타고 있는 모습”이라며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화재를 통제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장면을 본 각국의 네티즌들은 “시위가 일상인 프랑스인의 모습” “프랑스인에게는 권리와 식사,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7일 헌법 49조 3항의 특별 조항을 발동해 하원 표결을 건너뛰고 연금 개혁법을 통과시키자 프랑스에선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