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 배우 올랜도 블룸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고 2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블룸은 지난 25일 유엔아동기구 유니세프 친선 대사 자격으로 사흘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이르핀, 데미디프 등을 찾았다. 키이우 외곽 이르핀은 전쟁 초기 러시아군의 고문과 집단학살이 이뤄진 곳이다. 블룸은 공습경보가 울려도 학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하 방공호를 개조한 학교와 유니세프가 관리 중인 아동 교육시설 등을 둘러보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26일에는 키이우의 대통령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아동을 위한 인도적 지원 사업과 재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대통령궁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니세프 후드티를 입은 블룸이 어깨동무한 사진을 공개했다.
블룸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6년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 지역에서 포탄으로 파괴된 교실을 둘러보며 국제사회에 긴급 구호를 호소했다. 지난해 3월에는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몰도바에서 전쟁으로 피난온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만나기도 했다.
블룸은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2016년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땐 전쟁이 이렇게 확대될 줄 몰랐다”며 “이곳을 방문해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선 수천 개의 학교가 완전히 파괴됐고 150만명의 우크라이나 청소년들이 우울증 등 심리적 불안을 겪고 있다”며 국제 사회 관심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개전 이후 13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에선 최소 465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전했다.
블룸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엘프족 레골라스로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외에도 ‘캐리비안의 해적’ ‘트로이’ ‘킹덤 오브 헤븐’ 등에 출연했다. 2016년 팝가수 케이티 페리와 공개 연애를 시작, 2019년 약혼해 슬하에 딸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