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요구르트 테러를 당한 모녀가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되레 경찰에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1일(현지시각)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최근 공공장소에서 머리카락을 제대로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성 2명에게 요구르트를 쏟아부은 남성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 남성에게 피해를 당한 여성들도 복장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함께 구금했다.
이 사건은 이란 최대 종교도시로 불리는 북동부 마슈하드 인근 마트에서 발생했다. 한 남성이 마트에서 계산을 기다리고 있는 두 명의 여성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이들의 머리 위에 흰색 요구르트를 끼얹은 것이다. 피해 여성은 모녀 사이로 사건 당시 히잡을 쓰지 않은 상태였다. 이 상황을 목격한 가게 주인은 가해 남성을 밀치며 밖으로 내쫓았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이후 이란 사법당국은 가해 남성과 모녀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란 사법부 산하 미잔 통신은 이 남성은 모욕 및 공공질서 문란 혐의를 모녀는 히잡을 벗는 금지된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란 사법부 수장 호세인 모세니 에제이도 최근 “자비 없는 여성들을 기소하겠다”고 했다. 가해 남성을 내쫓은 상점 주인에게는 당국의 경고가 있었다고 한다.
이같은 논란 이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여성들은 종교적 필수품으로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며 “히잡은 법적 문제이고, 이를 준수하는 것은 의무사항”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22세의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도덕경찰에 구금된 채 숨진 이후 히잡 착용에 반대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당국은 여성들의 반정부 시위에 대해 강경 대응하고 있다.
이란은 히잡을 미착용하는 여성에게 엄중 처벌하겠다는 뜻을 이어오고 있다. 사법부는 지난달 6일 이런 비정상적인 행동(히잡 미착용)을 하는 사람은 처벌받아야 한다”며 “사법부와 행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사람을 처벌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