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 계단에서 피자를 물고 이동하는 쥐. /트위터

시 전역에 출몰하는 쥐 떼로 인해 골머리를 앓아온 미국 뉴욕시가 최초의 ‘쥐 퇴치 담당관’을 임명했다. 이 담당관은 쥐 개체수 감소 대책을 총괄한다.

1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이날 교육부 직원인 케슬린 코라디를 시 최초의 설치류 퇴치 담당관에 임명했다. 코라디는 전직 초등교사 출신이며 최근까지 시 교육부에서 토지 사용 및 지속가능성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그는 교육부에서 일할 당시 학교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정책을 통해 쥐 개체수 감소에 앞장 선 바 있다. 시는 코라디가 과거 쥐 퇴치 경험과 결단력이 있어 이번 일을 책임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코라디는 이날 임명식에서 “쥐는 위생, 건강, 주택, 경제 등 구조적 문제가 있음을 알려주는 징후”라며 “과학과 시스템적 접근 방식을 도입해 ‘피자 쥐’라는 오명을 벗겨내겠다”고 했다. 시에는 이미 쥐 행동을 감시하는 설치류 전문가와 방제 담당 부서가 있다. 코라딘은 관계 부서와 협력해 쥐 퇴치 업무를 총괄한다. 코라디는 음식물 쓰레기를 감소하는 방안에 집중할 계획이다.

12일(현지시각) 뉴욕시의 ‘설치류 퇴치 담당관’으로 임명된 캐슬린 코라디./ AP연합뉴스
뉴욕 지하철에서 쥐가 잠든 사람 몸 이곳저곳을 기어다니고 있다. /트위터

뉴욕시는 오랫동안 쥐 문제로 몸살을 앓아왔다. 2015년에는 뉴욕 한 지하철 계단에서 피자를 옮기는 이른바 ‘피자 쥐’ 영상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에는 쥐가 지하철 안에서 잠든 사람 몸 위로 기어 다니는 모습이 공개됐다. 일각에선 코로나 사태 이후 쥐 떼가 더 자주 거리에 출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가 방역 정책의 일환으로 실내 영업을 제한하고 실외 영업을 허가하자, 쥐 떼도 거리로 나와 먹이를 찾는 습성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결국 시는 쥐 퇴치를 담당하는 최초의 ‘쥐 짜르’(rat czar)를 임명하면서 쥐 떼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시는 구인 광고를 내면서 “뉴욕에 서식하는 쥐 떼와 싸우기 위한 ‘킬러 본능’과 ‘신념’이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초의 쥐 짜르인 코라디의 연봉은 15만5000달러(약 2억146만원)라고 한다.

한편 2014년 연구에 따르면 뉴욕에는 약 200만마리의 쥐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