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그는 나중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도 일했다. /AFP 연합뉴스

루디 줄리아니(78) 전 미국 뉴욕 시장이 비공식으로 채용했던 여직원으로부터 1000만달러(133억원) 규모의 소송을 당했다고 15일(현지시각)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여성은 줄리아니가 재직 기간 자신에게 성적 행위를 강요하고 임금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매체에 따르면, 소송을 건 노엘 던피(43)가 이날 뉴욕주 법원에 제출한 70페이지 분량의 소장에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줄리아니 밑에서 일하며 겪은 내용이 담겼다. 이 기간은 줄리아니 전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일하던 때다.

소장에서 던피는 2019년 줄리아니가 연봉 100만달러(13억원)를 제시하며 사업개발 책임자 및 컨설턴트로 자신을 고용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비공식적인 채용이며 급여 지급은 줄리아니 전 시장의 이혼이 마무리될 때까지 지연될 것이라는 고지를 받았다고 한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채용 첫 날부터 던피에게 성적인 접근을 해왔다고 한다.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뒷자리에서 키스를 했고, 유명인 친구나 고객들과 통화할 때 성적인 수발을 들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또 비니키나 성조기 무늬의 반바지 차림으로 일하라고 하거나, 화상회의 때 옷을 벗으라고 요구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던피는 자신이 전 연인과 벌이고 있는 오랜 송사를 줄리아니 전 시장이 무료로 변론해주겠다고 했으나 이런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2019년 12월 합의이혼을 했으나, 당초 던피에게 지급하기로 했던 임금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던피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로 줄리아니 전 시장이 성관계를 요구하는 발언이나 성차별적·인종차별적·반유대주의적 발언을 하는 녹음파일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줄리아니 측은 강하게 부인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의 대변인은 “공복(公僕)으로서 그가 보낸 삶이 자명하게 말해준다”며 “가능한 한 모든 권리구제 및 반소 수단을 동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검사 출신인 줄리아니 전 시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경합주에서 50건이 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모두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