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도로를 건너는 오리 가족을 돕는 남성의 모습. /KCRA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도로를 횡단하는 오리가족을 돕던 한 운전자가 차에 치여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KCRA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 시각) 오후 8시쯤 캘리포니아주 록클린의 한 교차로에서 오리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안내하던 40대 남성이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이 남성은 당시 수영 강습을 마친 어린 두 자녀를 차에 태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그때 어미오리가 새끼오리들을 이끌고 번잡한 교차로에 들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남성은 오리를 보호하고 교통이 정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차에서 내려 오리 무리가 도로 밖으로 나가도록 유도했다.

오리 가족은 안전하게 길 반대편으로 도착했고, 이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은 남성에게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일을 마친 남성이 다시 차로 돌아올 때였다. 갑자기 나타난 차량 한 대가 이 남성을 들이받았다. 구급대가 출동했으나 남성은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목격한 윌리엄(12)은 “사람들이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며 “나와 어머니도 남성에게 ‘수고했다’고 말하는 순간 차가 튀어나온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어 “남성의 신발과 양말 하나가 우리 차 앞에 떨어졌다”고 했다.

지역 주민들은 선행을 베풀다 숨진 남성을 위해 사고 현장에 임시 추모비와 고무 오리, 꽃다발을 놓아두고 있다. 고펀드미에선 유족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17세 소녀였다. 수사당국은 가해 운전자에게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결정하지 못했으며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